24일 광화문서 한국당 장외집회…"文 물러나라"
黃 "헌법가치 존중하는 모두 뭉쳐야…내려놓겠다"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자유한국당 24일 지난 5월 25일 이후 약 3개월여 만에 다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었다. 한국당은 이날 집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동시에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GSOMIA·지소미아) 연장 종료 결정이나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도 규탄했다. 당 지도부로부터는 보수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발언도 나왔다.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는 약 10만 명(한국당 추산)의 한국당 당원 및 지지자들이 집결했다. 이들은 ‘조로남불 위선정권’, ‘조국은 사퇴하고, 문재인은 사죄하라’, ‘아무나 흔들어 대는 나라! 이게 나라냐?’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구령에 맞춰 구호를 외쳤다. 본 집회에 들어가기 전 식전행사 사회를 맡은 배현진 송파을 당협위원장은 “오늘은 청와대까지 행진하겠다”고 예고했다.

한국당은 본행사에 앞서 최근 발생한 ‘탈북 모자 아사사건’을 추모하는 영상을 틀었다. 한국당은 영상에서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우리는 절대로 잊지 않겠다”고 했다. 다른 영상에선 ‘조 후보자가 사퇴해야 하는 이유’와 함께 △위험한 국가관 △폴리페서 논란 △민간인 불법사찰 및 블랙리스트 △웅동학원 비도덕적 재산증식 △석연찮은 부동산 거래 △가족 사모펀드 투자 등 문구가 나왔다.

   
▲ 24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文정권 규탄 광화문 집회'에는 약 10만 명(한국당 추산)의 당원과 지지자들이 운집했다./미디어펜


◇“조국 나와라” “문재인 사퇴하라”

연사 중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김진태 의원은 “조국이 (국회) 인사청문회가 자신이 없으니까 국민청문회를 한다고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김 의원은 “국민청문회는 자기들끼리 팬 몇 명 부르고 기자들 몇 명 모아서 가짜 청문회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러면 우리도 국민 청문회 한 번 하자. 조국을 여기 불러다가 청문회를 하면 그게 국민청문회 아니겠나. 조국 나와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또 “(여당이) 우리 당이 청문회 자신이 없으니 자꾸 날짜를 끈다고 한다. 우리가 청문회에 자신이 없겠나”라며 “내가 묘지에 가서 (조 후보자 일가 이름이 적힌) 비석까지 찾은 사람인데 자신이 없겠나. 이 양반 이제는 안 되겠다. 청문회는 청문회고, 특검으로 가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조국은 이미 ‘사노맹(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에서 끝난 사람이다. 국가 전복을 꿈꾸던 사람을 법무부 장관에 앉히면 이걸 나라라고 할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자본주의 때려 엎자는 사람이 뒤로는 100억원짜리 가족 펀드를 운영했다. 이래도 되겠나”라며 “내가 태극기 원조지만 이제는 태극기 말고 촛불을 들자. 좌파의 위선적 이중성에 분노한 촛불을 들자”고 외쳤다.

뒤이어 연단에 오른 신원식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은 지소미아 종료를 언급하며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주장했다. 신 전 차장은 “지소미아를 파기한 2019년 8월 22일은 1950년 6월 25일로 인식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서 있는 이 세종문화회관이 대구 북방 다부동이다. 이곳은 낙동강 방어선”이라며 “여기서 이기고, 버텨야 인천상륙작전이 있고 압록강 물을 수통에 담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전 차장은 특히 “1776년 식민지 미국이 당시 최강대국인 영국에 맞서 독립을 선언했다. 그 독립전쟁이라는 무모한 도전을 가능케 한 마디는 패트릭 헨리의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였다”며 참석자들에게 ‘하야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 ‘탄핵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 구호를 각각 3번씩 유도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연단에 올라 문 대통령을 ‘분열의 대통령’ ‘반청년·반미래 대통령’ ‘기득권 대통령’ ‘파괴의 대통령’ 등으로 평가 절하했다. 오 전 시장은 “조국이라는 자의 이중인격 행태를 보니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저들의 번지르르 한 말이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게 밝혀졌다”며 “문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당장 사퇴하라”고 말했다.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왼쪽 세번째), 나경원 원내대표(왼쪽 두번째)를 비롯한 당원들이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文정권 규탄 광화문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黃 “통합 위해 저를 내려놓겠다”

당 지도부 역시 앞선 연사들과 마찬가지로 조 후보자와 지소미아 종료를 겨냥했다. 황교안 대표에 앞서 연설에 나선 나경원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은) 그들의 ‘조국’을 구하기 위해 우리의 조국을 버렸다. 지소미아 파기 결정을 한 것”이라며 “사법부를 장악하고, 방송을 장악하고, 선거법을 고쳐 장기집권하기 위해선 조국이 핵심인물이기 때문에 (현 정권이) 놓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조국은 사학을 투기의 수단으로 썼다. 사학을 담보로 사채빚에 보증을 했다. 이거 배임죄인 것 아시나”라고 짚었다. 또 “아들 딸에게 증여세 포탈하고, 돈을 넘겨주려고 하는 게 조국 펀드다. 이제 와서 헌납한다고 하는데 우리가 속겠나”라고도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우리가 말하는 것은 다 가짜뉴스라고 하는데, 그러면 당당히 밝힐 것이지 청문회 핑계만 댄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아무리 얘기해도 소귀에 경 읽기다. 답은 하나다. 정권 교체밖에 없다”며 “정권 교체를 위해선 내년 총선 승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우파가 모두 하나가 돼야 한다. 황 대표를 중심으로 하나로 뭉쳐서 함께 하자”고 말했다. “국민기망, 국민사기 정권을 끝장내자”고도 덧붙였다.

마지막 연사로 나선 황 대표도 조 후보자를 두고 “입으로는 공정 정의를 이야기했지만, 뒤로는 불법과 나쁜 관행을 따라 자기 이익과 많은 재산을 챙겼다”고 말했다. 또 “이 정권은 말과 행실이 다른 거짓 조국을 민정수석으로 쓰고,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거짓말 정권”이라고 날을 세웠다.

황 대표는 ‘보수 통합’에 대한 메시지도 나타냈다. 황 대표는 “여태까지 총선이 20번 있었는데 자유 우파 정당이 이긴 것이 열다섯 번이다. 우리는 이길 수 있다. 이겨본 정당”이라며 “그런데 우리가 세 번 졌다. 분열 때문에, 나뉘었기 때문에 졌다. 우리가 뭉쳤을 땐 다 이겼다”고 역설했다.

황 대표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법치와 같은 이 귀중한 헌법 가치를 존중하는 모두가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 함께 뭉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자유 우파 통합을 위해 저를 내려놓겠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