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새 외국인투수 벤 라이블리가 극도의 롤러코스터 피칭을 보여줬다. 앞선 등판에서 완봉승으로 기대감을 잔뜩 높여놓았는데, 바로 다음 경기에서 2이닝 9실점으로 와르르 무너져 조기 강판했다. 어떤 게 진짜 실력인지 헷갈린다.

라이블리는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2회까지만 던지고 대량 실점한 후 강판됐다. 2이닝 7피안타 2볼넷 2탈삼진 9실점이 이날 라이블리의 부진한 피칭 성적.

바로 직전 등판 때와는 극과 극의 피칭이었다. 삼성이 덱 맥과이어의 대체 선수로 이달 초 영입한 라이블리는 이날이 세번째 등판.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13일 SK 와이번스전에서는 5이닝 4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새로운 무대에서 한 경기 적응을 마친 라이블리는 20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9회까지 홀로 마운드를 책임지며 완봉승을 따냈다. 그리고 이날은 전혀 다른 투수가 된 듯 초반 난타를 당했다.

   
▲ 사진=삼성 라이온즈


처음부터 불안했다. 1회초 이정후와 박정음에게 연속 볼넷을 내줘 위기를 자초했다. 김하성을 유격수 땅볼, 박병호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워 투아웃까지 잡은 다음 2사 2,3루 상황에서 샌즈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고 2실점했다. 

2회초에는 정신없이 두들겨 맞았다. 선두타자 김규민에게 2루타를 맞고 이지영의 보내기번트 때 야수선택이 나오면서 무사 1,3루가 됐다. 이후 라이블리는 김혜성(1타점 안타), 이정후(2타점 2루타), 박정음(1타점 3루타)에게 3연속 적시타를 맞았다. 김하성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져 다시 무사 1,3루로 몰린 뒤 박병호에게 또 2타점 2루타를 내줬다. 아웃카운트 하나 못잡고 6실점한 것.

진땀을 흘린 라이블리는 샌즈와 송성문을 외야 뜬공 처리한 뒤 타순이 한 바퀴 돌아 다시 만난 김규민에게 다시 적시타를 맞고 2회에만 대거 7실점했다.

결국 라이블리는 더 버티지 못하고 삼성이 2-9로 뒤진 가운데 3회초 들면서 김대우와 교체돼 물러났다.

삼성이 5강 진입이 멀어진 상황에서도 외국인투수를 교체하며 라이블리를 영입한 것은 올 시즌보다는 다음 시즌을 바라본 행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라이블리는 심하게 기복 있는 피칭으로 실력에 의문부호를 달았다. 삼성을 고민스럽게 만든 라이블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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