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류현진(32·LA 다저스)이 두 경기 연속 부진한 피칭을 하며 잘 나가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스스로도, 팀도, 팬들도 걱정스럽다. 올 시즌 최대 고비를 맞은 류현진,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뭘까.

류현진은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6이닝 4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한 경기 부진한가 했으나 그 다음 등판이었던 24일 뉴욕 양키스전에서는 4⅓이닝 7실점으로 완전히 무너졌다. 9개의 안타를 맞았는데 그 가운데 3개가 홈런이었고, 만루홈런도 한 방 두들겨 맞았다. 이 두 경기 부진으로 1.45였던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2.00까지 치솟아 1점대 아성이 깨졌다.

아직 시즌은 남았고 류현진은 할 일이 많다. 심기일전해 조금 더 분발, 평균자책점을 다시 1점대로 되돌려놓아야 한다. 사이영상 수상 경쟁에도 힘을 내야 한다. 지구 우승이 확정적인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숙원을 풀기 위해 포스트시즌 대비도 해야 한다.

   
▲ 사진=LA 다저스 SNS


그런데 두 경기 연속 실망스런 피칭을 했다. 류현진이 갑작스럽게 부진한 이유는 체력 저하로 인해 제구력이 흔들렸기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의 생각도 그렇고, 미국 언론들의 분석도 그렇다.

원인을 알면 해결책도 찾을 수 있다. 떨어진 체력에는 휴식이 보약이다. 류현진의 양키스전 피칭을 지켜본 후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에게 9월 휴식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류현진의 등판 횟수를 줄여 휴식 시간을 더 많이 주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미국 현지 언론들도 비슷한 처방을 주문했다. ESPN은 26일 다저스-양키스의 이번 3연전을 결산하면서 '류현진은 피곤한가'라며 류현진에 대한 분석을 따로 다뤘다. 이에 따르면 "류현진은 2015~2018년 합계보다 불과 61이닝 적은 152⅔이닝을 이미 던졌다. 아마도 그런(많은 이닝 소화) 영향을 느끼기 시작한 것 같다"라고 해 류현진이 모처럼 부상 없이 풀시즌을 뛰면서 쌓인 피로가 제구 난조 등 부진을 불렀다는 분석을 했다.

실제 류현진은 어깨, 팔꿈치, 사타구니 등의 부상이 잇따라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총 투구이닝이 213⅔이닝밖에 안됐다. 올해는 벌써 152⅔이닝을 던져 메이저리그 진출 2년차였던 2014년의 152이닝 투구를 넘어섰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연도인 2013시즌 192이닝을 던진 것이 최다 투구였다.

포브스도 26일 보도에서 "다저스는 류현진의 이닝을 제한하거나 선발등판 간격을 늘릴 수 있다"면서 "제구 불안이 평균자책점이 1.45에서 2.00으로 뛰어오른 이유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류현진이 충분한 휴식을 갖고 마운드에 오르면 제구가 더 날카로워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덧붙였다.

류현진은 오는 30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 등판할 예정이다. 8월 마지막 등판에서 일단 최근 두 경기 부진을 털어내는 것이 급선무다. 그런 다음 체력 관리에 신중을 기하면서 사이영상 레이스와 가을야구 준비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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