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아세안 10개국 정상들이 함께 모인 자리에 김정은 위원장이 함께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면 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를 위해 매우 의미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9월1일부터 5박6일 일정으로 동남아 순방에 나서는 문 대통령은 30일 태국 유력 영문일간지 방콕포스트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은 아세안과의 대화 관계 30주년을 기념해 오는 11월 부산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를 개최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초청할 것을 제의해주셨고, 여러 정상들이 지지해주셨다”며 지난해 11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 때 일을 언급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다면 (11월 방콕에서 열리는) ‘방콕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서는 동아시아 국가들과 북한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협력할 수 있을지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문 대통령은 “물론 김 위원장의 초청 문제는 북미 간 대화를 포함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 상황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며, 아세안 국가들과도 관련 협의를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 문재인 대통령./청와대

문 대통령은 이번 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도 재차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작년 세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두차례 북미정상회담 등 다양한 계기에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직접 분명하게 밝혔다. 핵 대신 경제발전을 택함으로써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것이 김 위원장 스스로 밝힌 의지”라고 했다.

이어 “북한이 비핵화를 실질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북한이 핵을 버리고 경제협력으로 모두와 함께할 수 있도록 아세안이 많은 역할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과 관련한 아세안의 역할과 이익에 대해서는 “아세안은 북한과 국제사회 사이의 중요한 소통창구가 되어줬다”며 “2000년 태국의 적극적 지원 하에 북한은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에 가입했고,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지역 안보협의체”라고 평가했다.

특히 “지난 두차례의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싱가포르와 하노이에서 개최된 것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서 아세안이 매우 건설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달 초 태국이 의장국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한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에서도 아세안은 대화 모멘텀을 되살리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구축된 평화는 한반도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다. 21세기에 국경은 무의미하고, 경제와 안보도 긴밀히 연계돼 있다”면서 “대립과 갈등이 없는 한반도의 평화는 한반도의 번영은 물론 아세안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번영으로 이어질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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