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강하구 남북공동이용수역 [사진=해양수산부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남북의 합의로 한강하구의 활용 문제에 합의하면, 고비용·저효율 구조의 수도권 물류 체계를 개선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성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위원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북한경제리뷰' 8월호에 30일 실린 '한강하구의 평화적 이용을 통한 서울 신 물류체계 구상' 논문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한강하구는 군사분계선이 종료된는 임진강 하구로부터 김포·강화, 북한 연안군 수역을 뜻하는 총연장 70㎞, 총면적 280㎢ 수역이다.

현재 수도권 물류는 교통체증·환경오염·용지 부족 등으로, 저효율·고비용·오염유발 구조에 처해 있다고 논문은 지적했는데, 물류센터와 화물차 주차장 등을 기피하는 수도권 지역의 님비(NIMBY) 현상 때문에 비효율적인 1t 경유트럭 운행이 많고, 대기환경 오염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한강하구 수로를 이용, 대량 물류거점을 강북과 강남의 둔치로 분산해 배치하면, 님비 현상도 피하면서 친환경·고효율 복합물류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논문에서 주장했다.

물류 체계 흐름을 이원화, 무겁고 양이 많으며 빈도가 적은 화물은 수운 물류 체계로 전환하고, 가볍고 양이 적으며 빈도가 잦은 화물은 기존 육상물류체계와 연계하자는 것.

한강하구는 고려 시대에는 벽란도를 통해 무역 거점으로 활용됐으며, 조선 시대에는 충청·전라·황해 등 조공무역 중심이기도 할 정도로 역사적으로도 물류 가치를 인정받았던 곳이이므로, 그 역할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걸림돌은 한강하구가 남북의 정치·안보 요인으로 닫혀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남북이 한강하구 문제에 대한 합의를 끌어낸다면, 수도권 물류 체계 개선뿐 아니라 대양과 대륙을 연결하는 큰 그림에서의 합리적인 물류체계를 구축하는 이익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위원은 "한반도를 유라시아 대륙과 대양을 향한 새로운 물류 거점화하려는 구상은 정치적, 외교적 변수를 고려해야 하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사항"이라며 "반면 한강하구를 통한 수도권 물류체계 개선은 남북 간 합의를 통해 조기 추진이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한강하구 수운을 활성화할 수 있다면 남북한의 국제분업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며 "단순 가공 중심의 개성공단을 넘어, 새로운 형태의 남북자유무역지역으로 성장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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