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류현진(32·LA 다저스)이 또 무너지며 더 깊은 부진의 늪에 빠졌다.

류현진은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4⅔이닝 10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7실점하는 실망스런 피칭을 했다. 

4-7로 뒤진 가운데 물러난 가운데 다저스가 결국 5-11로 패함으로써 류현진은 패전투수가 됐다. 최근 3연패 및 시즌 5패째(12승)를 안았고 자랑거리였던 평균자책점은 2.00에서 2.35로 더욱 올라갔다.

이날 류현진은 잘 던질 필요가 있었다. 18일 애틀랜타 원정에서 5⅔이닝 4실점하고 패전 투수가 된 데 이어 직전 등판이었던 24일 뉴욕 양키스와 홈경기에서도 4⅓이닝 3피홈런 7실점하며 또 패전 투수가 됐다. 1.45였던 평균자책점은 이 두 경기로 1점대를 지키지 못하고 2.00으로 올라갔다. 

애리조나를 상대로 올해 3경기서 3승 평균자책점 0.45로 상당히 강한 면모를 보인 류현진이기에 최근 부진을 벗어날 수 있는 최적의 상대로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4, 5회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대량실점했다.

3회까지는 페이스가 좋았다. 1회 선두타자 케텔 마르테를 루킹 삼진으로 잡으며 쾌조의 출발을 했고 팀 로카스트로를 헛스윙 삼진, 에두아르도 에스코바를 2루수 땅볼 처리하며 간단히 삼자범퇴로 끝냈다. 2회도 크리스티안 워커와 윌머 플로레스를 연속 내야 땅볼 처리한 뒤 애덤 존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냈다.

2이닝을 완벽하게 막은 류현진은 3회말 1사 후 칼슨 켈리에게 첫 안타를 맞았지만 투수 메릴 켈리의 희생번트로 이어진 2사 2루에서 마르테를 2루수 땅볼로 잡고 실점하지 않았다.

그 사이 다저스 타선은 1회초 1점, 3회초 2점을 뽑아 3-0 리드를 안겨줬다.

그러나 류현진은 4회초 선두타자 로카스트로를 풀카운트 끝에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낸 것을 시작으로 무너져내리기 시작했다. 에스코바의 빗맞은 안타, 포수 패스트볼이 잇따라 무사 2, 3루로 첫 위기를 맞은 류현진. 워커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한숨 돌리는가 했으나 플로레스에게 던진 초구를 공략당해 2타점 2루타를 얻어 맞았다. 이어진 2사 2루에서는 아메드에게 1타점 동점 2루타를 또 맞았다.

2사 2루 실점 위기가 계속되자 8번타자 칼슨 켈리를 고의4구로 내보내고 투수 메릴 켈리와 승부를 택했다. 그러자 애리조나는 켈리 대신 대타 일데마로 바르가스 카드를 뽑아들었다. 류현진은 바르가스에게도 적시타를 맞고 3-4, 역전 점수를 내줬다. 

5회초 다저스가 다시 한 점을 내며 4-4 동점을 만들어줫으나 류현진은 이마저도 지켜내지 못했다. 5회말 투아웃까지 잘 잡은 다음 무려 5연속 안타를 난타 당하며 추가 3실점했다.

류현진에게 5회까지는 맡기고 싶어했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더 두고보지 못하고 4-7로 뒤진 5회말 2사 1, 3루에서 류현진을 강판시키고 아담 폴라렉을 구원 투입했다. 폴라렉이 실점하지 않고 이닝을 끝내줘 류현진의 책임 점수는 더 늘어나지 않았다.

이후 다저스는 역전 기회를 만들지 못했고, 애리조나가 6회말 에두아르도 에스코바의 3점포로 달아나 승리를 굳혔다.

한편, 류현진과 선발 맞대결을 벌인 KBO리그 SK 와이번스 출신 메릴 켈리는 4이닝 3실점하고 승패 없이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