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정두홍 감독의 30년은 치열하고 절실했다.

1일 오후 방송된 'SBS스페셜'은 '오늘도 나는 싸운다 무술감독 정두홍' 편으로 꾸며져 무술 감독 정두홍의 인생을 조명했다.

대한민국 배우들이 침이 마르게 칭찬하는 이는 바로 우리나라 1세대 무술 감독 정두홍이다. 올해 데뷔 30년, '정두홍의 역사가 곧 한국 액션 영화의 역사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 액션 영화와 그는 떼어놓을 수 없다.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무사', '놈놈놈', '베테랑' 등 지난 30년 간 200여 편의 영화에 무술 감독, 연출, 대역으로 참여하며 한국 액션 영화의 위상과 가치를 한 단계 올려놓은 정두홍 감독.

그는 자신의 포부를 담은 액션 스쿨을 만들었고, 액션 배우들을 위해 액션의 모든 것을 체계적으로 교육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에 이르기까지 너무나도 많은 아픔이 있었다. 최근에는 무술 감독 권지훈의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권지훈 감독은 '베테랑'(2015)을 촬영하던 중 큰 사고를 당했다. 정두홍 감독은 "진단이 아마 (전치) 60주 이상 나왔을 것이다"라며 "전 그때 권지훈 감독이 죽은 줄 알았다. 제가 책임자지만 가까이 못 가고 '빨리 가봐' 하고 소리만 질렀다"고 아찔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 사진='SBS스페셜' 방송 캡처


매일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사는 것이 액션 배우들의 숙명. 정두홍 감독은 "슬픔과 좌절을 많이 느낀다. 선후배들이 사고로 비명횡사를 했던 순간은 잊을 수가 없다"고 전했다. 실제로 2007년 지중현 감독은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정두홍 감독은 "분명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배웠는데, 이쪽에 왔더니 직업에 귀천이 엄청나게 많았다. 똑같은 사람인데 너무 다른 대우를 받았다"면서 "그때 전 상처를 많이 받았고, 판을 뒤집고 싶었다. 그래서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달려들었다"고 밝혔다.

'으악' 하고 쓰러진다고 스턴트맨을 '으악새'로 취급하던 시절이었다. 정두홍 감독은 "스턴트맨들이 사고로 죽어가면서 스턴트 등급이 만들어졌고 사건이나 사고로 인해 조금씩 개선되고 있지만, 환경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난 계속 싸웠고, 미움도 많이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후배들은 더 나은 환경에서 제대로 된 대우와 보상을 받고 즐겁게 일하기를 바라는 정두홍 감독. 그의 싸움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곽경택 감독은 "정두홍이 무술 감독의 위상을 많이 높였다고 생각한다. 영화 산업도 많은 체계가 들어왔고, 스태프들의 처우 개선에도 몫을 했다"며 영화계 내 정두홍 감독의 공을 높이 샀다.


   
▲ 사진='SBS스페셜' 방송 캡처


'SBS스페셜'은 매주 일요일 오후 11시 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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