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부품 경쟁력 강화 노력 지속…사태 장기화 불안감은 여전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일본이 지난 7월 4일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종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촉발된 한일 갈등이 2달여를 지나면서 국내 산업 생태계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업들은 ‘기술자립’에 더욱 초점을 맞추면서 생존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기술을 완전히 대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장기적 불확실성은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다.

3일 재계에 따르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소재 국산화 시도가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 화물기에 수출 화물이 실리고 있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우선 LG디스플레이는 최근 국산 불화수소의 테스트를 끝내고 양산 라인에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는 소재 협력사인 솔브레인을 통해 불화수소 국산화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체들도 협력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국산화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공정 투입과 제품의 신뢰성 검증에 상당 기간이 필요해 일본산 소재 대체를 아직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동안 일본산 소재·부품을 사용했던 기업들은 자체기술 확보와 수입선 다변화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품목의 경우 대체재를 개발하는 데 수년이 걸리거나 다른 공급선을 찾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품질과 신뢰성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일본이 백색국가(수출절차 우대국)에서 한국을 제외한 상황에서 규제 품목을 언제, 어떻게 더 늘릴지 모른다는 점도 부담이다. 사실상 식품과 목재를 제외한 대부분 산업 영역이 일본의 규제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한 부품사 관계자는 “반드시 필요한 일본산 소재의 경우 재고를 늘리는데 우선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일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단기간에 해결하기는 쉽지 않은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기업들은 일본과의 갈등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우리 기업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일본기업과 거래관계에 있는 국내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산업계 영향과 대응과제’를 조사한 결과 수출규제가 장기화될 경우 응답기업의 55.0%가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85.5%)와 화학(62.7%), 디스플레이(59.0%), 철강(57.4%), 자동차(56.5%) 등 우리 핵심 산업 대부분이 손실을 피하기 어렵다는 대답을 내놨다.

상대적으로 준비가 부족한 중소기업의 타격도 예상되고 있다. 대기업은 4곳 중 3곳(73.0%)이 이미 대책을 마련했거나 준비중이라고 답했다. 이에 비해 중소기업은 4곳 중 1곳(26.0%)만이 대책을 마련했거나 중비중 이라고 했다.

재계에서는 정부의 체계적 지원은 물론, 하루빨리 정치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양국 정부 갈등이 민간기업의 피해으로 확산하는 일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국가대 국가의 관계에서 일반 기업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사실상 거의 없다”며 “정부가 기업과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하루빨리 합리적인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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