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거스 히딩크 감독과 박항서 감독이 그라운드에서 만난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의 4강 신화를 함께 일궈냈던 두 지도자가 이번에는 '적장'이 돼 재회한다. 

베트남 U-22(22세 이하) 축구대표팀과 중국 U-22 대표팀이 8일 오후 6시50분(한국시간) 중국에서 평가전을 갖는다. 

베트남과 중국의 22세 이하 대표팀이 친선경기를 갖는 것일 뿐인데도 국내 축구팬들의 관심을 모으는 것은 두 팀의 사령탑 때문이다. 베트남 U-22 대표팀은 베트남 A대표팀 감독이기도 한 '쌀딩크' 박항서 감독이 이끈다. 중국 U-22대표팀은 국내 팬들에게 '히동구'로 불리는 히딩크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한국대표팀의 감독이 히딩크였고 수석코치가 박항서였다. 두 사람의 조화로운 지도 아래 한국은 월드컵 4강이라는 기적을 연출했다.

   
▲ 사진=스즈키컵 홈페이지, 대한축구협회


박항서 감독은 2017년 10월부터 베트남 A대표팀과 U-23 대표팀 감독을 겸직한 이래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2018 스즈키컵 우승 등 놀라운 성과를 잇따라 냈다. 베트남의 '국민영웅'으로 떠오른 박항서 감독에게 축구팬들이 붙여준 별명이 바로 '쌀딩크'였다. 

히딩크 감독이 한국에서 월드컵 4강을 이룬 것 못지않은 성과를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에서 이뤄내자 자연스럽게 붙은 '쌀딩크'란 별명. 두 사람의 끈끈한 인연을 알 수 있다.

박항서 감독은 A대표팀을 이끌고 5일 태국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 이 때문에 당초 8일 U-22 대표팀 평가전 참여는 힘들 것으로 보였다. 무산될 뻔했던 박항서-히딩크의 재회가 박항서 감독이 태국전 후 곧바로 중국으로 향해 U-22 대표팀 경기도 지휘하기로 함으로써 결국 성사됐다.

아무리 친분이 깊다 해도 두 감독은 양보 없는 맞대결을 벌여야 한다. 박항서 감독은 오는 11월 동남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U-22대표팀의 조직력을 끌어올려야 하고, 중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진 히딩크 감독은 그 성과를 경기력으로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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