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 매매가격 전달 대비 0.43%↑…동기간 서울 아파트값 1.59%↓
[미디어펜=유진의 기자]최근 부동산시장이 정부의 고강도 규제에 따라 혼란의 연속이다. 밀어내기 분양, 청약광풍, 신축 아파트값 상승, 재건축 아파트값 하락 등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 예고에 따른 부작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단독주택은 5년간 하락 한 번 없이 가격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 서울 용산동 일대 단독주택 전경./사진=미디어펜

서울 단독주택 가격은 무려 최근 61개월 동안 한 번도 하락한 적이 없다. 올해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로 세금부담이 커지면서 단독주택 인기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땅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단독주택 매매가격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단독주택 매매가격은 전달 대비 0.43% 상승해 올 들어 오름폭이 가장 컸다. 서울 단독주택값은 2014년 7월 이후 5년 넘게 한 번도 하락한 적이 없다. 올해 들어서도 8월까지 누적으로 2.53% 가격이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은 1.59% 하락했다. 지난달에는 지방의 단독주택 가격도 0.17% 올랐다. 대대광(대구·대전·광주)을 제외한 지방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8월 기준 서울의 단독주택 중위가격은 8억256만원으로 사상 처음 8억원을 돌파했다. 중위가격은 서울 단독주택을 가격별로 순위 매겼을 때 가운데 있는 주택의 값이다. 서울 단독주택 절반이 8억원 이상이라는 것이다. 서울의 아파트 중위가격(7억7480만원)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이같이 단독주택값이 강세를 보이는 가장 큰 요인은 땅값이 매년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개발사업이 줄을 잇고 있고, 이에 따른 보상금도 수조원씩 풀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주로 아파트 규제에만 힘쓰고 있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재건축·재개발 단지 인허가 문턱을 높이고, 고가 주택 보유세를 높이고, 민간택지에 분양가상한제를 확대 시행 예고하면서 '믿을 것은 땅뿐'이라는 생각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매입하려는 사람에 비해 매물이 부족한 상황이 계속되면서 단독주택 가격은 향후 계속 오를 전망이다. 지난달 서울 단독주택 수급동향 지수는 111.2로 감정원이 지표를 만든 2012년 7월 이후 가장 높았다. 이 지표는 감정원이 서울 지역 중개업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와 공급 비중을 선택하게 해 점수화한 것이다. 100보다 높으면 수요가 더 많다는 의미다. 

특히 강남지역 단독주택 수요가 많다. 강남구·서초구·송파구·강동구가 속한 동남권 지역 단독주택 수급동향은 120을 넘는다. 반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수급동향 지수는 96.4에 그쳤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최근 단독주택 가격이 급등하는 이유로 △저평가 조정(아파트 상승분의 차이를 매우는 과정) △고급주거지 내 고가 단독주택의 가격상승 △소득증가에 따른 복합 주거 수요 증가 △도시재생 뉴딜추진에 따른 저층 노후주거지 개발 기대감 △토지가격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했다.

전문가들은 단독주택의 경우, 상가주택 등 수익형 상품으로 활용할 수 있고 각종 부동산규제 속에서도 가격 변동폭이 낮은 특성 등을 수요 증가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서울 일대 A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실제로 단독주택을 개조해 카페나 식당을 만드는 리모델링이 유행하고 있는 서울 성수동의 뚝섬역(지하철 2호선) 근처 단독주택가는 아예 매물이 없고 대기 수요가 넘쳐 부르는 게 값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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