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37위 한국 축구대표팀이 94위 조지아와 평가전에서 실망스러운 경기 끝에 비겼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5일 밤 10시30분(한국시간)부터 터키 이스탄불의 바샥셰히르 파티흐 테림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지아와 친선 평가전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후반 교체 투입된 황의조가 2골을 터뜨린 외에는 경기 내용이 전반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날 벤투 감독은 3-5-2 포메이션을 선보였다. 6월 호주와 평가전에서도 시도해봤던 전형. 조지아전 승리보다는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만날 다양한 팀들에 대비한 시험적인 성격의 경기 운영이라 할 수 있었다.

손흥민과 이정협이 투톱을 맡고 2선에는 권창훈, 이강인, 백승호가 배치됐다. 김진수와 황희찬이 좌우 윙백으로 나섰다. 수비는 권경원-김민재-박지수가 스리백을 구성했고, 골문은 구성윤이 지켰다. 이강인과 구성윤은 A매치 데뷔전이었다.

전반은 한국이 일방적으로 밀렸다. 벤투 감독이 추구해온 빌드업이 제대도 이뤄지지 않았고 조지아의 압박에 중원 주도권을 내줬다. 손흥민의 개인기, 이강인의 탈압박이 가끔 반짝 빛을 발했으나 공격은 예리하지 못했고 수비는 자주 뚫렸다. 황희찬이 익숙치 않은 윙백 역할에 수비 시 공간을 많이 내줘 조지아가 우측 측면 공격을 수시로 시도하는 등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공격 점유율에서 밀려 끌려가던 한국은 결국 전반 40분 조지아에 선제골을 내줬다. 권창훈이 우리 진영에서 드리블하다 조지아의 압박에 공을 빼았긴 것이 뼈아팠다. 미처 수비라인을 갖추지 못한 사이 조지아의 자노 아나니제가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정확한 슛으로 골을 터뜨렸다.

후반 들면서 한국은 3명의 선수를 한꺼번에 교체했다. 전방에서 별로 보여준 것이 없었던 이정협 대신 황의조가 투입됐고, 백승호 대신 정우영, 박지수 대신 김영권이 들어갔다.

황의조가 후반 시작 1분만에 첫번째 볼터치를 골로 만들었다. 우측에서 손흥민이 문전으로 강하고 예리하게 내준 패스를 황의조가 방향을 바꿔 동점골을 뽑아냈다. 황의조의 위치가 오프사이드처럼 보였지만 부심이 깃발을 들지 않아 골로 인정됐다.

황의조가 동점골을 넣고 교체된 선수들이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한국이 분위기를 타 서서히 경기 주도권을 가져왔다. 후반 6분에는 페널티 우측 외곽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에서 이강인이 찬 절묘한 왼발슛이 골대를 맞고 나가는 아쉬운 장면이 있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후반 17분에는 손흥민과 황희찬이 빠지고 나상호와 이동경이 투입됐다 이동경은 첫 대표 발탁돼 데뷔 출전 기회를 얻었다. 이어 후반 26분에는 마지막 교체 카드로 이강인 대신 김보경이 투입됐다.

양 팀 모두 몸놀림이 둔해지며 지루하게 이어지던 공방전 속 황의조가 다시 한 번 골 결정력을 발휘했다. 이동경이 우측에서 반대편으로 넘겨준 볼을 김진수가 헤딩으로 문전으로 보냈고, 황의조가 그대로 헤딩슛으로 연결해 역전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한국은 경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지 못했다. 후반 45분 한국 수비수 사이를 뚫고 들어가 전진패스를 이어받은 기오르기 크빌리타이아가 일대일 찬스에게 편안하게 골을 넣었다. 이 골 역시 명확한 오프사이드였지만, 이번에도 부심의 깃발은 올라가지 않았다. 판정에 손해를 보긴 했지만 어쨌든 상대 패스 한 방에 단독 찬스를 내준 수비진의 집중력 저하는 문제였다.

평가전인데다 이강인 포함 3명이나 A매치 데뷔 출전을 하고, 3-5-2 포메이션을 가동하는 등 다양한 점검을 해본 경기라고는 하지만 한국의 이날 경기력은 기대에 못미쳤다. 그나마 이강인이 성인 무대에서도 통하고, 황의조의 골 감각이 살아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은 소득이었다.

이제 한국 대표팀은 오는 10일 투르크메니스탄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1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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