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경기 시작 예정 시간을 80분(1시간 20분)이나 넘기며 기다린 끝에 간신히 플레이볼이 됐다. 하지만 불과 6분만에 경기는 우천으로 노게임 선언되고 말았다. 잔여 경기 일정 압박이 부른 무리한 경기 강행은 역시 '무리'였다.

6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 경기는 시간과 노력만 허비한 채 허무하게 노게임으로 끝났다.

이날 구장 상황은 최악이었다. 오후 6시 30분 경기 개시를 앞두고 오후 4시 20분, 오후 6시 15분에 폭우가 쏟아졌다. 그라운드는 흠뻑 젖었고, 보통의 경우 우천 취소 결정이 내려져야 했다.

하지만 KBO도, 홈팀 SK도, 원정팀 두산도 경기를 꼭 치렀으면 했다. 잔여경기 일정 때문이었다. 이미 두 팀간 5일 경기가 비로 취소돼 예비일이었던 19일(목)로 연기된 상태였다. 이날 경기까지 취소되면 두 팀은 19일 더블헤더를 치러야 했다. 1, 2위를 달리며 막판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SK와 두산에겐 더블헤더가 결코 달갑지 않았다. 

   
▲ 사진=SK 와이번스


비가 조금 잦아들자 늦어지더라도 경기를 강행하기로 했다. 그라운드 정비 작업에 오랜 시간 공을 들인 끝에 1시간 20분이나 지난 7시 50분 힘겹게나마 경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1회초 두산 공격이 시작된 가운데도 비는 계속됐다. SK 선발투수 김광현이 삼자범퇴로 1회초를 마쳤다. 1회말 SK 공격으로 넘어가 두산 선발투수 린드블럼이 마운드에 오르려는 순간 내리던 빗줄기가 굵어졌다. 주심은 선수들을 철수시켰다. 그리고 다시 그라운드는 금새 물바다가 됐다.

어쩔 수 없이 노게임이 선언됐다. 80분 지연된 경기가 6분만에 허탈하게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1-2위 팀간 격돌, 토종 최고 투수 김광현과 외국인 최고 투수 린드블럼의 맞대결 등 빅카드였던 이날 경기는 '무리는 결국 선수들 몸에 무리만 안긴다'는 씁쓸한 교훈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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