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북미 협상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 내에서 핵무장론이 제기될 수 있다고 6일(현지시간) 언급했다.

연합뉴스는 비건 대표가 이날 모교인 미 미시간대 강연에서 말한 내용을 소개하며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뉴스에 따르면 비건 대표는 강연 중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과의 대화 중 인상 깊었다는 대목을 소개했다.

그는 "키신저 박사는 우리가 오늘날 북한의 핵무기 제거를 위해 일하고 있으나 이런 노력이 실패하면 이후에는 아시아 지역의 핵확산 도전에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고 언급했다. 대북 실무협상을 이끌어온 비건 대표가 공개석상에서 아시아의 핵무장 문제를 거론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같은 강연에서 그는 "이웃 국가를 위협할 능력을 보유한 북한은 50년 넘게 구축된 비확산 국제규범을 깨뜨리는 위험을 무릅쓰는 것"이라며 "아시아의 많은 국가가 핵무기 개발을 위한 과학적 수단과 기술적 능력을 갖고 있는 와중"이라고 첨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시아 국가들은 그런 (핵)무기 보유가 그들의 안보와 국민에게 더 많은 위험을 창출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해온 것"이라며 "일본이나 한국 같은 동맹들은 부분적으로 미국과의 동맹관계에 포함된 확장 억지에 대한 신뢰로 핵무기 프로그램을 그만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또 비건 대표는 "하지만 그런 (핵)무기가 그들의 영토에서 단지 단거리 탄도미사일 비행 거리에 있다면 얼마나 오래 이런 확신이 지속하겠느냐"고 되물으면서 "어떤 시점에 한국이나 일본, 여타 아시아 국가 내에서 그들 스스로의 핵 능력을 재고할 필요가 있는지를 묻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할 것인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비건 대표는 이어서 "그 지역 국가들이 새롭고 더 위험한 전략적 선택을 검토하도록 압박하는 결과를 피하려면 우리는 동아시아의 동맹과 파트너로서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제시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면서 "나는 국제사회가 이 일에 실패할 경우 북한이 아시아에서 마지막 핵보유국이 아닐 것이라는 키신저 박사의 말이 맞을까 우려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