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프로야구가 가을비에 푹 젖고 있다. 지난주 가을장마와 태풍 때문에 많은 경기가 취소됐는데,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는 10일에도 또 반갑잖은 비 소식이 있다. 우천 취소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9월 안으로 정규시즌을 끝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프로야구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경기 취소가 잇따랐다. 4일(수)과 5일(목) 3경기씩 우천 취소됐다. 6일(금)에는 인천 SK-두산전이 기나긴 기다림 끝에 시작됐지만 6분만에 다시 쏟아진 비로 노게임 선언됐다. 7일(토)에는 태풍 링링이 강타한 수도권 2경기가 강풍으로 취소됐다.

취소 경기가 속출하자 재편성에 비상이 걸렸다. 당초 KBO(한국야구위원회)는 9월 28일 페넌트레이스가 모두 끝나는 잔여경기 일정을 발표했다. 취소될 경기를 대비해 월요일 포함 예비일도 중간중간 있었다. 

   
▲ 비에 젖은 그라운드의 정비작업을 하고 있는 인천 SK행복드림구장. /사진=SK 와이번스


하지만 취소 경기가 늘어나면서 월요일 경기를 하거나 더블헤더를 치러야 하는 팀들이 나왔으며, 예비일로 소화할 수 없는 경우도 이미 발생했다. SK와 두산은 오는 19일 인천에서 더블헤더를 갖게 됐다. 5일 취소된 롯데-LG 잠실 경기, 7일 취소된 LG-두산 잠실 경기는 예비일 편성이 안돼 추후 일정을 잡기로 했다. 이 두 경기로 인해 최소한 이틀은 더 일정이 늦춰지게 됐다. 그렇다면 9월 30일이 페넌트레이스 종료다.

문제는 또 취소 경기가 나올 수 있다는 것. 가을로 접어들고 있는데도 예년에 비해 비가 자주, 많이 내려 '가을장마'로 불리고 있다. 당장 오늘(10일) 수도권 일대는 비가 예보돼 있다. 이날 서울 잠실 NC-두산, 인천 문학 키움-SK 경기는 우천 취소 가능성이 있다.

이후에도 9월 말까지 비가 더 오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취소되는 경기가 더 늘어나면 결국 정규시즌 최종전이 10월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올해는 11월 열리는 프리미어12 대회 때문에 시즌 개막을 3월 23일로 앞당겼다. 9월 안으로 정규시즌이 끝나야 10월 초 포스트시즌에 돌입해 10월 말 한국시리즈를 끝낼 수 있다. 포스트시즌은 모든 시리즈가 풀로 진행된다고 가정할 때 30일 정도 걸린다. 물론 포스트시즌에서도 악천후로 인한 경기 순연 가능성이 있다. 

현재 일정으로도 한국시리즈까지 마치고 프리미어12 준비를 하기에 시간이 촉박한데, 자꾸 밀리는 경기가 추가돼 난감한 상황이다. 고척돔에서 열리는 한국의 프리미어12 예선 라운드 첫 경기는 11월 6일(호주전)이다.

일정도 그렇지만 막바지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각 팀들에 뒤로 밀리는 잔여경기는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 경기 치르고 이동하고, 더블헤더를 하고, 휴식일 없이 연전을 치르는 등 선수들 컨디션 조절이 힘든 상황이 예상된다.

가뜩이나 관중 감소로 고민인 KBO리그가 가을비에 젖어 시즌 행보가 더욱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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