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모델, 협상 지연시켜"…사실상 폐기 의사 표명
   
▲ 트럼프 "북한에 리비아 모델 제시, 큰 잘못"./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 협상과 관련, 경질된 존 볼턴 전 보좌관이 '리비아 모델'을 제시한 것은 큰 잘못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북한이 그동안 거부감을 내보여 왔던 만큼 미국의 전략 수정으로 이어져 비핵화 협상이 속도를 낼지 이목이 집중된다.

12일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전 보좌관이 김정은 위원장을 향해 리비아 모델을 언급한 것은 매우 큰 잘못이라고 말했다. 그는 "카다피 전 리비아 대통령에게 일어난 일을 보라"며 "좋은 표현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이어 "오히려 협상을 지연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북한의 비핵화 방안으로 리비아 모델을 제시한 바 있다. 먼저 핵을 포기하면 미국과 국제사회가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는 게 주된 내용이었다. 한편 리비아는 2003년 3월 당시 지도자였던 무아마르 카다피가 모든 대량살상무기의 포기 의사를 밝히고 비핵화를 이행했다. 그러나 2011년 반정부 시위로 권력을 내려놓고 물러난 뒤 은신 도중에 사살됐다. 결과적으로 카다피 체제가 붕괴된 셈이다.

이 때문에 체제 보장을 원하는 북한은 리비아 모델에 대해 극도의 거부감을 표출해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은) 북한과의 협상에서 리비아 모델을 써왔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그 이후에 말한 것에 대해 비난하지 않았고, 김 위원장은 볼턴과 아무것도 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강경파로 분류되는 볼턴 전 보좌관을 경질한 데 이어 그가 주창하던 리비아 모델에까지 사실상 폐기 의사를 표명한 셈이다.

따라서 대북 협상에서 미국의 입장 변화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조만간 있을 미북 간 협상이 급진전을 보일지 여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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