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비대면 모바일 거래가 투자방식의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에서 영업 중인 증권사들은 점점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는 추세다. 이 가운데 고액 자산가들의 자산관리(WM)를 담당하거나 한 공간에서 ‘원스톱 서비스’를 진행할 수 있는 오프라인 복합점포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변화된 패러다임을 보여주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형 증권사들의 점포 축소 움직임이 가속화 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래에셋대우의 지점 숫자는 작년 말 136곳에서 올해 9월 현재 83곳으로 약 40% 감소했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대형증권사들 중에서는 가장 빠른 속도로 지점을 줄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특히 지난 2016년 합병 이후 통폐합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미래에셋뿐 아니라 다수 증권사들이 전통적인 업무인 주식 위탁매매(브로커리지)는 비대면 거래 중심으로 편성하는 모습이다. KB증권 역시 작년 지점수가 118개에 달했지만 올해 상반기 116곳으로 감소시킨 후 올해 하반기 1곳을 더 줄였다.

중소형 증권사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유안타증권은 작녀 67곳이었던 지점수를 올 상반기 66곳으로 줄이고 지난 8월 2곳을 더 줄였다. 여타 증권사들도 대외적인 계획을 밝히진 않았지만 점포 숫자 축소계획을 추진하거나 논의 중이다.

증권사들이 지점을 줄이는 가장 큰 이유는 증권거래의 트렌드 변화 때문이다. 최근 투자자들은 이미 비대면 거래에 익숙해져 있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을 통한 주식거래 대금은 하루 평균 4조 5376억원을 기록했다. 전체의 45.1% 수준의 거래거 비대면으로 이러지고 있는 셈이다. 영업점 방문이나 전화 주문 거래는 32.5% 비중에 머물렀다. 

증권사들의 수익 구조 역시 전통적인 브로커리지 수익에서 투자은행(IB)이나 자산관리(WM) 쪽으로 넘어가는 추세다. 이 트렌드를 중심으로 했을 때에는 오히려 점포 수가 늘어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투자증권은 작년 점포 수 87개를 올해 88곳으로 늘렸다. 법인과 고액자산가 자산관리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올해 초 서울 여의도 본사 2층에 금융센터를 새로 신설한 것이다. 고액 자산가들이 WM 업무를 직접 대면 방식으로 진행하려는 수요가 적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메리츠종금증권 역시 지난 7월 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강남 프리미엄 WM센터’를 개점했다. 한투와 비슷하게 고액자산가들의 자산관리를 전담하기 위한 장소다. NH투자증권은 법인영업을 전담하는 지점을 한 곳 개설해 올해 1분기까지 82개였던 지점 수를 현시점 85개까지 늘렸다. 대신증권도 WM지점 신설을 계획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신한은행 지점과 연계한 영업지점을 늘리면서 전체 지점수를 확대하는 추세다. 은행 업무를 포함한 제반 금융 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지점 숫자는 올해 1분기 121곳에서 현재 124곳까지 늘어났다. 하이투자증권도 지주사 DGB금융지주와의 시너지를 위해 올해 상반기에만 복합점포 3곳을 개점했다.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와 비대면 거래 증가, 그리고 WM 중심의 영업구조 재편은 이미 증권사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액 자산가들의 경우 거시적인 자산 포트폴리오를 짜는 작업은 대면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초대형IB 증권사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은 점포 숫자를 유지하거나 늘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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