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32)이 대반전의 시즌을 만들어냈다. 평균자책점(ERA) 꼴찌에서 1위로 치고 올라가는 '작은 기적'을 만든 것이다. 이제 양현종은 피날레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1위를 지켜내고 타이틀 획득 여부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양현종이 16일, 드디어 평균자책점 1위로 올라섰다. 이날 두산 베어스 외국인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이 키움 히어로즈와 잠실경기에서 7⅓이닝 6실점으로 무너지며 2.15였던 평균자책점이 2.36으로 치솟았다. 양현종(2.25)은 가만히 앉아서 린드블럼을 제치고 순위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린드블럼의 부진으로 양현종이 '어부지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올 시즌 양현종의 행보를 되짚어보면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는 말이 더욱 실감난다.

양현종의 올 시즌 초반은 최악이었다. 개막 후 4월 말까지 6경기 등판에서 거듭된 부진으로 평균자책점이 11.96(20⅓이닝 27자책점)이나 됐다. 리그 전체 꼴찌의 평균자책점이었다.

   
▲ 사진=KIA 타이거즈


반전은 5월부터 시작됐다. 5월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10으로 완전히 달라진, 양현종다운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오더니 이후 '짠물피칭'의 연속이었다. 5월 이후 22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1.08(149⅓이닝 18자책점)밖에 안된다. 4월까지의 부진만 없었다면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을 것이다.

1위로 올라섰지만 양현종이 올 시즌 평균자책점왕 타이틀을 품에 안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양현종은 오늘(17일) NC 다이노스와 광주 홈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잠정적으로 시즌 마지막 출전이다. KIA는 이날 경기 포함 9경기를 남겨둬 양현종은 더 등판할 수도 있지만 팀 내부적으로 양현종을 더 투입하지는 않기로 결정했다. 이미 KIA는 가을야구 탈락이 확정됐고, 양현종은 179⅔이닝이나 던졌다. 시즌 후 11월에는 프리미어12가 열린다. 국가대표에서도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하는 양현종의 사정을 두루 고려해 이날 NC전을 던지고 나면 휴식을 줄 예정이다.

다만, 두 차례 정도 더 등판할 린드블럼과 평균자책점 경쟁이 남아 있어 경우에 따라 한 경기 정도 짧게 던질 가능성은 있다.

양현종으로서는 NC전에서 평균자책점을 까먹지 않고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이 중요하다. 소속팀 KIA가 반전의 시즌을 만들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양현종은 할 만큼 했고 피날레 경기에서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시원시원한 피칭을 할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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