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롯데 자이언츠 경기를 할 때마다 경기장을 찾아 응원에 열을 올려 야구팬들에게 잘 알려진 케리 마허(65·미국) 전 영산대 교수가 '롯데 팬'에서 '롯데 구단 직원'으로 신분이 바뀌었다. 

마허 교수는 영산대 교수직에서 정년 퇴직해 취업비자 만료로 조만간 한국을 떠나야 할 처지였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많은 롯데 팬들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마허 교수의 사정을 전해 들은 성민규 롯데 신임 단장이 그와 면담을 한 후 정식 직원으로 채용함으로써 계속 롯데 자이언츠와 함께할 길을 만들어준 것이다. 

마허 교수는 16일 롯데와 계약을 맺었으며, 10월 1일부터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맡게 될 보직은 팀 내 외국인 선수 가족들 관리를 하면서 마케팅 쪽 일도 돕게 된다. 

   
▲ 2017년 플레이오프 5차전 시구자로 나섰던 캐리 마허 교수. /사진=롯데 자이언츠


마허 교수는 17일 구단을 통해 "롯데 자이언츠 가족이 된 사실이 매우 설레고 기쁘다"는 소감과 함께 "앞으로 롯데에서 외국인 선수의 생활과 적응을 돕고 외국인 팬들에게 롯데의 열광적인 응원을 알리는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전쟁 참전 용사의 아들로 알려진 마허 교수는 2008년 한국에 처음 와 롯데 자이언츠 야구에 빠지며 운명적인 팬이 됐다. 재직 중이던 영산대 학생들과 부산 사직구장을 찾았다가 열광적인 응원 분위기에 반했고, 이후 11년 동안 변함없이 롯데의 열성팬으로 맹활약했다. 홈 경기는 거의 빠짐없이 직관 응원을 했고, 학교 수업이 없을 때는 모임 회원들과 원정 응원도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 2017년 준플레이오프 5차전 시구자로 나서는 등 롯데 경기 시구도 두 차례나 한 바 있다.

독신인 마허 교수는 "미국에 있는 형제를 제외하면 롯데는 한국에서 만난 나의 또 다른 가족이자 친구다. 롯데의 가족이 돼 정말 감사하고 기쁘다"며 '영원한 롯데맨'이 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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