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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8K TV 대전' 삼성 vs LG, 싸워줘서 고맙습니다
삼성 vs LG, 같은 날 '8K 기술 설명회' 열고 공방
"양사 경쟁에 소비자 이득↑ 기업 경쟁 고귀한 이유"
승인 |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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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9-09-18 13:3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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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우현 산업부 기자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오전엔 여의도, 오후엔 양재. 지난 17일 전자 업계 출입기자들의 하루는 숨 가빴다. 8K TV 시장 주도권을 놓고 치열하게 싸우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덕분(?)이었다. 8K는 기존 초고화질(UHD·4K)보다 4배 선명한 화질을 구현하는 TV를 의미한다. 

첫 공격의 불씨는 LG가 댕겼다. LG전자는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전자 박람회 ‘IFA 2019’에서 약 1시간 가량 기자들을 대상으로 삼성전자 8K TV의 잘못된 점(?)을 짚어줬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17일 한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설명해줄 거라고 했다. 삼성전자 TV를 저격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한 TV 광고도 제작했다. 이후 삼성전자의 대응이 궁금했지만 “8K 시장이 커가는 과정”이라며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흥분할 법도 한데 공식적으로 왈가왈부 하지 않는 모습에서 1등의 여유로움이 묻어났다. 

일각에선 생각보다 빨리 성장한 8K 시장에 당황한 LG전자가 주도권을 잡기 위해 맹공을 펼치는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어찌됐건 찾아온 디데이, ‘더 자세한 내용’을 설명하기 위한 LG전자의 아침은 분주해 보였다. 덩달아 기자들도 분주하던 와중에 삼성전자에서 메일이 왔다. 당일 오후 2시 8K 화질 관련 설명회를 열겠다고. 전쟁의 서막이었다. 침묵했던 삼성전자가 드디어 입을 연 것이다. 

취재 결과 LG전자 간담회에선 삼성전자 TV 화질이 몹시 떨어져보였고, 삼성전자 쪽에서 시연한 영상은 LG전자 TV에서 재생되지 않았다. LG전자는 삼성 TV가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는 데다 화질 선명도가 국제기준에 못 미친다고 공격했고, 삼성전자는 화질 선명도는 옛날 TV에나 적용되는 방식이라 응수했다. 또 퀀텀닷 입자에 메탈 소재를 입혀 색상 표현을 극대화한 QLED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기술이라고 맞받아쳤다. 평행선을 달리는 주장이다. 

다만 양측의 주장은 단순 비교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우선 양사는 TV 제조 공법부터 다르다. 삼성전자는 LCD(액정표시장치) TV에 퀀텀닷 필름을 붙인 QLED TV로 8K를 구현하고, LG전자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방식으로 TV를 만든다. 그리고 양측 모두 자신의 기술이 최고라고 강조한다. 물론 이 복잡한 사안을 인지하고 TV를 구입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TV를 살 때 내 집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크기’, 그 방식이 무엇이든 간에 ‘선명한 화질’, 자신이 생각하기에 합리적인 ‘가격’ 그리고 ‘브랜드’를 고려할 확률이 높다. 이는 혼자서 빛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소비자의 선택을 많이 받는 쪽이 승자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리고 기업은 그 승자가 되기 위해 자신이 가진 기술이 최고라고 강조하는 것일 테고. 승자가 되는 길은 이토록 복잡하고 험난하다. 

삼성 TV를 ‘경쟁사 제품’이라고 지칭하며 깎아내리는 LG전자, 그리고 LG TV를 ‘타사 제품’,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이라고 표현하며 경쟁사로 인정하지 않는 삼성전자의 고군분투가 있었기에 지금의 삼성전자, LG전자가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대 기업의 치열한 지난날이 대한민국을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는데 지대한 공헌을 끼쳤음은 물론, 소비자들의 삶도 풍요롭게 만든 것이다. 기업이 위대한 것도 이 때문이다. 

만약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적당히 타협해 그저 그런 제품을 내놓았다면 그 피해는 소비자의 몫이 된다. 요즘 같이 개방화 시대엔 있을 수 없는 일이겠지만, 만약 양사의 다툼이 없었다면 소비자가 직접 기업과 싸워야 하는 불상사가 발생했을지도 모른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싸움을 응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싸우는 당사자는 괴롭겠지만 온 마음을 다해 응원을 보낸다. 우리 기업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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