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오는 9월 말 북미 간 비핵화 실무협상이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북미 간 비핵화의 범위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으로 이는 상응조치의 수준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1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은 지난 하노이회담의 연장선으로 영변 핵시설 폐기로 시작하고 싶겠지만 미국은 핵동결, 정확하게 표현하면 핵활동 중단부터 시작하려는 입장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당국자는 “최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의 담화를 보면 제도안전과 제재완화를 요구하는 것 같다”며 “실무협상의 성과도 그런 상응조치를 어떻게 조합할지에 달려 있는 것으로 쉽지 않은 과제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북미 간 실무회담이 수차례 진행되어야 할 것 같다. 충분한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며 “무엇보다 양측의 신뢰구축이 중요하고, 그래야 속도가 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도 최근 발신하는 메시지를 볼 때 일단 대화가 이뤄지면 여러가지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 같다”면서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쪽에서도 다양한 쟁점에 대해서 충분히 검토를 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했다.

   
▲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왼쪽)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연합뉴스

이와 함께 이 당국자는 “북한이 최근 주장하는 체제안전보장과 관련해 북미 간 협의해야 할 일도 있지만 남북 간 해야 할 일도 많다”고 말해 북미 실무협상이 본격화하면 남북대화도 자연스럽게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이 말하는 안전보장 조치는 굉장히 포괄적인 개념으로 외교관계 정상화, 제재 완화, 군사 보장 등을 포함한다”며 “특히 군사 분야의 안전보장과 관련해서는 북미가 해야 할 일이 있고, 남북이 해야 할 일이 있다”고 했다.

이어 “1996년 김영삼정부 때 클린턴 미 대통령과 북한 문제를 논의할 때도 평화체제와 긴장완화라는 2가지 분과로 의제가 나뉘었다”며 “오히려 지금은 비무장 지대 관할권 등 한국에 더 많은 권한이 양도된 상황이다. 그런 차원에서 9.19 평양공동선언이 갖는 의미나 지난 성과도 과소평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9월19일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갖고 평양공동선언을 채택하면서 남북 군사합의도 체결한 바 있다. 이 당국자는 “지난 1년동안 남북 사이의 공중과 육상, 해상에서의 적대행위가 금지된 완충공간이 지켜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결국 판문점의 비무장화 조치가 있어서 6.30 판문점 남북미 정상 회동도 전격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 당국자는 최근 달라진 통일부 업무를 소개하며 “이전에는 남북 간 합의가 먼저 이뤄지고 나면 그 합의 사항에 대해 제재 면제를 밟다보니 타미플루 대북지원 계획처럼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었다”며 “지금은 순서를 바꿔서 남북이 먼저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제재 면제를 받아놓고 그것을 갖고 남북이 협의를 해나가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따라 그동안 제재 면제를 받은 것이 꽤 있다”며 “화상상봉 장비 대북 반출이나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 수리, 이산가족 고향 방문 등 인도적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의 제재 면제 절차를 끝냈다. 남북관계가 재개되면 할 수 있는 것들도 적지 않게 축적해놓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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