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석조전서 '황제의 식탁'展 21일 개막
   
▲ 고종이 제공한 메뉴 [사진=문화재청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대한제국 국빈들에게 제공된 특급 메뉴는 신선로에 고기·해산물·채소를 넣어 함께 끓인 열구자탕, 비빔국수인 골동면, 숭어 살과 소고기를 함께 끓인 수어증(숭어찜), 편육, 생선전과 전복초, 각종 재료를 꼬치에 꿰어 만든 화양적, 약밥 등 20여 가지에 달한다.

배추와 무를 간을 해 담근 김치와 후식인 정과·원소병, 배·밤·포도·홍시 같은 과일, 간장에 초를 넣은 초장·겨자에 식초와 꿀을 더한 개자(겨자)·꿀도 있다.

고종이 한반도를 침탈하려는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 초청한 시어도어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의 딸 앨리스 루스벨트가 1905년 9월 20일 덕수궁 중명전 오찬에서 제공받은 음식들이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가 20일 공개한 미국 뉴욕 공공도서관 소장 대한제국 황실 오찬 식단이다.

궁능유적본부 관계자는 "식단표 뒷면에는 황제가 여성과 공식적으로 한 최초의 식사라는 기록이 있다"며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하면서 내세운 구본신참(舊本新參)의 개혁 방향을 확인할 수 있는 상차림"이라고 설명했다.

이 식단이 덕수궁이 21일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 전시실에서 개막해 11월 24일까지 진행하는 특별전 '대한제국 황제의 식탁'에 전시된다.

덕수궁이 지난해부터 여는 '황제의 의·식·주' 기획전 중 두 번째 행사다.

고종 생일상에 올린 음식을 기록한 발기(發記), 독일인 손탁 서명이 들어간 동의서, 황실 연회 초청장, 앨리스 루스벨트가 고종에게서 받은 사진, 이화문 그릇도 처음으로 선보이며, 대한제국 황실 음식을 고증해 만드는 과정을 촬영한 영상도 상영한다.

전시 공간은 개항, 대한제국 선포와 변화의 시작, 황제의 잔칫상, 대한제국 서양식 연회, 대한제국 국빈 연회 음식, 황실 연회로의 초대로 구성됐다.

덕수궁은 또 10월 4일과 11일에 각각 한복려 궁중음식연구원장과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강사로 나서는 강연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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