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MBC 노동조합은 23일 성명에서 “MBC 조국 보도는 참사 수준이다. 반성을 촉구한다. 팩트와 (국민) 분노를 MBC 기자들은 제대로 알리고, 전달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며 “회사에 호소한다. 이제라도 특별취재반을 만들어 사안의 진실을 파헤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MBC 노조는 “(회사가) 그토록 비난하던 이른바 ‘양비론’과 ‘균형보도론’에 빠져 진실을 알리고 권력을 견제하는 언론 본연의 역할을 방기하지 않았나”라며 “받아야 할 사람이 장관을 하고 있는 상황을 넋 놓고 중계만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이대로 가다간 우리 뉴스는 모든 시청자를 잃고 기자들은 다른 직업을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이어 “우리 뉴스를 보고 조국 부부 범죄 혐의를 제대로 알 사람이 누가 있겠나”라며 “작금의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 지난 2일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조국 법무부 장관./연합뉴스


<다음은 MBC 노동조합 성명 전문>

-[MBC노조 성명] MBC 조국 보도는 참사 수준이다

조국 참사를 도대체 어찌할 것인가? 조국 법무부 장관이 곧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다. 가족 펀드는 '블라인드 펀드'라던 거짓말은 이미 들통 났고, 익성이라는 현대차 협력업체와 실체가 모호한 신생업체를 통해 일반인들이 잘 알 수도 없는 WFM이라는 코스닥업체 주가 띄우기에 나선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실적도 미미하던 가로등 점멸기 업체의 실적이 쌓여가고 영어교재를 만들던 코스닥 상장 업체가 2차전지 소재를 만드는 첨단산업체로 둔갑했다. 지분과 자금이 비정상적으로 오가고 너도나도 투자에 끌어들인 정황도 보인다. 이 모든 것이 조국 장관을 호가호위한 5촌 조카와 정경심 씨만을 믿고 이루어졌다고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서울대 법대의 공익인권법센터는 조국 장관이 직접 참여했던 연구실이다.  이곳에서 발급했다는 조 장관 아들의 인턴경력 증명서는 위조된 의혹을 받고 있고, 스펙 품앗이를 했던 단국대 교수 아들의 인턴활동 증명서는 조 장관 자택 PC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한인섭 센터장은 모르는 일이라고 검찰에서 진술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러면 도대체 누가 한 일인가?

영화 '기생충'에서 벌어졌던 놀라운 경력 위조와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 보았던 '학종'을 위한 부모들의 폭주를 이 사회 최고 권력층 집안에서 목도할 줄은 평범한 국민이라면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지배엘리트층이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젊은이들의 꿈과 희망을 짓밟는 불법과 부당거래를 자행한 증거가 드러나는데도 여당과 조국 장관은 발뺌으로 일관하며 정치공세일 뿐이라고 버티고 있다.

오히려 검찰 개혁을 해야 한다고 한다. 도대체 검찰 개혁은 누구를 위해서 무엇을 개혁한다는 것인가? 살아있는 권력을 견제하고 만인에게 공정한 수사 권력을 행사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지금은 그때가 아닌 것 같다. 이 상황을 방기하고 있는 민변 변호사들에게 공수처의 권력을 나눠줄 생각이라면 그 방법도 틀린 것 같다.

이러한 팩트와 분노를 MBC 기자들은 제대로 국민들에게 알리고 전달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그토록 비난하던 이른바 '양비론'과 ‘균형보도론’에 빠져 진실을 알리고 권력을 견제하는 언론 본연의 역할을 방기하지 않았는가? 벌 받아야할 사람이 장관을 하고 있는 상황을 넋 놓고 중계만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이대로 가다간 우리 뉴스는 모든 시청자를 잃고 기자들은 다른 직업을 찾아야할지도 모른다.

회사에 호소한다. 이제라도 특별취재반을 만들어 사안의 진실을 파헤치기 바란다. 맥락이 있는 논조로 작금의 상황을 조리 있게 충분히 설명하기 바란다. 우리 뉴스를 보고 조국 부부의 범죄 혐의를 제대로 알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조국 보도는 참사 수준이다. 반성을 촉구한다.

2019년 9월 23일
MBC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