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위 자리를 놓고 벌인 혈투는 결국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경기에서 연장 12회 접전 끝에 3-3으로 비겼다.

4위와 5위의 순위는 고스란히 유지됐다. LG가 52승2무57패로 4위를 지켰고 두산이 49승1무56패로 5위에 랭크됐다. 격차는 한 경기다. 두산은 올 시즌 첫 번째 무승부다.

두 팀 모두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LG는 3-0의 리드를 지키지 못했고 두산은 숱한 찬스를 집중력 부족에 날렸다. LG는 10안타 8사사구를, 두산은 13안타 8사사구를 얻고도 3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 프로야구 LG, 두산과 12회 연장 3-3 무승부/사진=뉴시스 자료


목동구장에서는 넥센 히어로즈가 4홈런을 몰아친 박병호를 앞세워 NC 다이노스를 13-5로 완파했다.

올 시즌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던 NC를 상대로 승리를 챙긴 넥센은 3연승을 질주했다. 67승째(43패1무)를 수확한 넥센은 선두 삼성과 3.5경기차를 유지하며 2위를 달렸다.

'거포' 박병호의 힘이 빛난 한 판이었다. 박병호는 홈런 4방을 몰아치며 7타점을 쓸어담았다. 이날 박병호의 기록은 5타수 4안타 7타점.

개인통산 첫 3연타석 홈런을 기록한 박병호는 역대 한 경기 최다 홈런에 타이를 이뤘다.

한 경기에 4개의 홈런을 몰아친 것은 박병호 이전에 2000년 5월19일 4연타석 홈런을 때려낸 박경완(당시 현대 유니콘스)이 유일했다. 박병호가 역대 두 번째 기록을 세운 것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97타점을 기록 중이었던 박병호는 시즌 타점을 102타점으로 늘리면서 역대 4번째로 3년 연속 100타점 돌파에 성공했다.

넥센 선발 앤디 밴헤켄은 7이닝 동안 7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3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시즌 18승째(5패)를 수확한 밴헤켄은 다승왕 굳히기에 나섰다. 다승 선두인 밴헤켄과 2위 양현종(KIA 타이거즈·14승)의 격차는 4승이다.

NC는 토종 에이스 이재학이 무너지면서 패배의 쓴 잔을 들이켰다. 5연패의 수렁에 빠진 NC는 넥센전 연승 행진을 '4'에서 멈췄고, 49패째(60승1무)를 당했다. 순위는 여전히 3위다.

이재학은 1⅓이닝 3피안타(1홈런) 6실점을 기록하고 시즌 7패째(9승)를 떠안았다.

삼성 라이온즈는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서 선발 윤성환의 완봉 역투를 앞세워 4-0으로 이겼다.

최근 5연패, 대구홈 3연패에서 벗어난 삼성은 시즌 68승3무37패로 선두를 달렸다. 2위 넥센과의 승차는 여전히 3.5경기다.

윤성환의 호투가 돋보였다. 윤성환은 9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솎아내며 6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따냈다. 시즌 5번째이자 개인 통산 2번째 완봉승이다. 또 한화전 6연승을 기록하며 천적의 면모를 과시했다. 홈구장 5연승도 기록했다. 시즌 10승(6패) 고지에 올라섰다.

박한이는 1회말 결승 2루타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조동찬은 5회 시즌 1호 솔로 홈런을 터뜨려 승리를 이끌었다.

대구에서 4연패를 당한 한화는 시즌 44승2무61패를 기록했다. 여전히 최하위다.

롯데 자이언츠는 인천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SK 와이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 크리스 옥스프링의 호투와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6-4로 역전승을 거뒀다.

옥스프링은 6⅔이닝 5피안타(1홈런) 1볼넷 7탈삼진 3실점(1자책점) 호투로 시즌 8승째(7패)를 올렸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SK전 연승 행진을 5연승으로 늘렸다.

손아섭은 솔로 홈런을 포함해 5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강민호는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으로 활약했다. 문규현은 3-3으로 팽팽하게 맞선 결승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역전승에 기여했다.

롯데는 시즌 49승1무59패로 여전히 6위에 머물렀다.

SK는 3-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전유수와 진해수, 고효준 등 불펜진이 차례로 무너졌다. 3연승에 실패한 SK는 48승1무60패를 기록해 7위로 미끄러졌다.

SK 선발 김광현은 6이닝 5피안타(1홈런) 2볼넷 10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선보였지만, 불펜진의 난조로 승리를 날려버렸다.

[두산-LG]

두 팀은 3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도고 선제점을 얻지 못했다. 더욱 아쉬운 쪽은 LG였다. LG는 1회말 2사 1,2루와 2회 2사 만루에서 잘맞은 타구들이 모두 두산 외야수 정면으로 향하면서 기회를 날렸다.

균형은 4회 LG 오지환의 한 방으로 깨졌다. 선두타자로 등장한 오지환은 니퍼트의 초구를 노려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5m짜리 솔로 아치를 그려냈다. 2사 후에는 정성훈의 우전 안타와 박경수의 몸에 맞는 볼로 1,2루를 만든 뒤 박용택의 1루수 옆을 빠지는 적시타로 1점을 보탰다.

4번타자 이병규의 1루 방면 내야 안타 때에는 박경수까지 홈에 들어와 LG는 4회에만 3점을 뽑았다.

우규민에게 끌려가던 두산은 6회초 안타 한 개 없이 점수를 얻었다. 1사 1루에서 오재원의 볼넷 때 칸투가 2루를 훔친 뒤 상대 실책으로 3루를 밟았고 양의지의 내야 땅볼을 LG 3루수 정성훈이 떨어뜨리는 사이 첫 득점에 성공했다.

피안타 없이 실책 2개로 점수를 내준 LG는 우규민 대신 유원상을 올려 급한 불을 껐다. 유원상은 2사 만루에서 민병헌을 3루수 땅볼로 요리, 팀의 리드를 지켰다.

두산은 7회 2사 후 볼넷 2개와 안타 1개를 집중, 베이스를 모두 채웠다. 여기에 양의지의 투수 강습 타구가 내야 안타로 연결되면서 2-3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대타 고영민의 3루 땅볼로 동점에는 실패했다.

두산은 9회 기어코 균형을 맞췄다. 선두타자 김현수는 볼카운트 2B-2S에서 LG 마무리 투수 봉중근의 직구를 통타, 우측 외야 관중석에 떨어지는 동점 솔로 홈런으로 연결했다. 3경기 연속 아치다.

기세가 오른 두산은 연장 11회 임정우를 두들겨 무사 만루로 압박했다. 하지만 오재원이 볼카운트 3B-0S에서 내야 플라이로 물러난데다 양의지마저 병살타에 그치면서 어이없게 물러났다.

결국 경기는 더 이상 득점없이 막을 내렸다.

[NC-넥센]

넥센은 1회말 2사 1루에서 박병호가 우월 투런포(시즌 42호)를 작렬해 선취점을 뽑았으나 이내 NC에 따라잡혔다. 2회초 2사 2루에서 권희동이 좌전 적시 3루타를 작렬해 1점을 만회한 NC는 이어 타석에 들어선 지석훈이 적시타를 때려내 동점을 만들었다.

추격당한 넥센은 곧바로 힘을 냈다.

2회말 유한준의 안타와 이성열의 볼넷, 김지수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를 만든 넥센은 박동원이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날려 4-2로 리드를 잡았다.

대타 박헌도의 볼넷으로 1사 만루의 찬스를 이어간 넥센은 서건창이 좌중간으로 굴러가는 2타점 적시타를 뽑아내 2점을 추가했다.

넥센은 4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서건창이 볼넷으로 걸어나간 후 타석에 들어선 박병호가 왼쪽 담장을 넘어 경기장 밖으로 날아가는 장외포(시즌 43호)를 쏘아올려 8-2로 점수차를 벌렸다.

7회 박병호가 좌중월 솔로 아치(시즌 44호)를 그려내 1점을 더한 넥센은 이후 1사 1루에서 이성열이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시즌 13호)을 작렬, 11-2까지 앞섰다.

8회 NC에 2점을 쫓겼던 넥센은 8회 무사 3루에서 박병호가 좌월 투런포(시즌 45호)를 작렬, 13-4로 달아나며 승부를 갈랐다.

[한화-삼성]

삼성은 1회말 선취점을 뽑아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선두타자 야마이코 나바로의 안타와 박한이의 2루타로 1점을 뽑았다.

이후 5회초까지 양팀의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한화 선발 앨버스도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고, 삼성 선발 윤성환은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그러나 삼성은 5회 추가점을 올렸다. 조동찬이 앨버스를 상대로 좌중간에 떨어지는 홈런을 때려 2-0을 만들었다.

승기를 잡은 삼성은 6회 공격에서도 박석민의 2루타와 이승엽의 내야안타로 1사 2,3루 찬스를 잡은 후 박해민의 내야땅볼로 1점을 추가했다.

삼성은 8회 김상수의 1타점 적시타가 터지면서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한화는 6안타를 치고도 무득점에 그쳤다.

[롯데-SK]

선취점은 SK가 뽑았다. 3회말 1사 1루에서 김성현의 2루타로 선제점을 올렸다. 이후 박계현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했다.

SK는 4회 박정권의 솔로 홈런(시즌 22호)에 힘입어 3-0으로 도망갔다.

0-3으로 끌려가던 롯데는 6회초 손아섭의 솔로 홈런(시즌 13호)을 시작으로 추격전을 예고했다.

롯데는 7회 공격에서 대거 4점을 뽑아 가볍게 역전에 성공했다. 특히 2사 후 집중력을 보여줬다. 정훈의 볼넷과 손아섭의 2루타를 묶어 1점을 만회한 롯데는 최준석의 고의사구와 박종윤의 내야안타로 2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곧바로 강민호의 1타점 적시타와 문규현의 2타점 적시안타가 나오면서 5-3으로 달아났다.

롯데는 8회 1점을 내줬지만 9회 강민호의 솔로 홈런(시즌 12호)을 앞세워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9회초 등판한 김승회는 1이닝 무실점 피칭으로 시즌 17세이브째를 따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