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신일본제철 내달 차강판가 4만원 인상
노조 25일 1차 통합 쟁대위…26일 13차 교섭 진행
   
▲ 현대제철 노조가 지난해 7월 13일 양재동 상경투쟁을 하고 있다. /사진=금속노조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도요타와 신일본제철이 다음 달부터 자동차용 강판 가격을 톤당 4만원가량 인상한다. 현대제철과 현대자동차의 차강판 가격 협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현대제철은 노조와 접점을 찾지 못한 채 교착상태에 빠져 마냥 표정이 밝지만은 않아 보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완성차 업체 도요타는 다음 달부터 신일본제철로부터 구매하는 자동차용 강판 가격을 톤당 4000엔(약 4만4800원) 인상한다.  종전 대비 5% 인상된 금액으로 이번 가격 인상은 2년 반 만이다.  

일본에서 철강업계와 자동차업계를 대표하는 양사의 가격 협상은 국내 가격 협상에 결정적 기준 지표가 되는 만큼 하반기 철강제품 가격 인상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도요타-일본제철은 올 초부터 8월까지 지속적으로 오른 원료가 인상분을 많이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지표다. (일본 가격이 기준이 되서) 전체 제품 가격을 올리는 데는 제한이 있겠지만 현재 진행 중인 자동차업계와의 협상에서 인상 근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라질에서 발생한 댐 붕괴와 호주에서 발생한 사이클론 등으로 철광석 가격은 1월 초 70달러대에서 7월 초 120달러대까지 치솟았다. 현대제철은 원자재 인상분을 제품에 반영하지 못해 올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한 19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자동차업계는 자동차 산업의 중요성과 중국 시장의 부진 등을 이유로 현대제철에서 납품 받는 강철판 가격 인상을 꺼리고 있다. 자동차 강판은 2017년 이후 가격인상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 

하반기 자동차강판 협상에 청신호가 켜질지 기대가 모아지는 가운데 현대제철은 임단협을 둘러싼 노사 갈등 실타래를 풀지 못해 맘 편히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현대제철 노조는 이날 고용노동부 앞에서 1차 통합 쟁의대책위원회를 연다.  노조는 1차 쟁대위를 통해 인천, 포항, 충남, 당진, 광전 등 5개 지회가 통합해 투쟁 방향을 수립할 계획이다. 

이들은 26일 13차 교섭에서 사측의 제시안이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투쟁의 강도를 올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때문에 업계는 13차 교섭이 임단협 장기화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지난 4일 열린 11번째 교섭에는 상견례 이후 처음으로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까지 나섰지만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후 19일 열린 12차 교섭에서 사측은 올해 임금인상 부분과 연계한 차기 교섭을 제시하겠다면서 150%+250만원의 성과급을 제안했다. 하지만 노조는 기본급 12만3526원 인상,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지급, 정년연장(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과 연계), 차량지원세제 경감 방안 마련 요구안을 고수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은 보통 연말까지 임단협 협상을 해 왔다"며 "현대차가 임단협이 8년 만에 무분규 타결돼 연내 타결 가능성도 보이지만 올해는 '양재동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겠다는 의지가 분명해 해를 넘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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