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KBO리그 SK 와이번스에서 뛰었던 메릴 켈리(31·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을 보냈다.

켈리는 2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8개의 안타를 맞고 비교적 많은 5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애리조나 타선이 화끈하게 터져 9-7로 승리를 따냈고, 켈리는 시즌 13승째를 수확했다.

켈리는 이날이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다. 이로써 켈리는 올 시즌 32경기 등판해 183⅓이닝을 던져 13승 14패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했다. 패수가 승수보다 많고 평균자책점이 4점대이긴 하지만 이전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었던 켈리가 첫 시즌에서 받아든 성적표치고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 사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SNS


특히 켈리의 몸값이 그렇게 높지 않은 점(2년간 550만 달러)을 감안하면 선발투수로 풀시즌을 소화하며 13승이나 올려준 것은 '가성비' 측면에서 단연 돋보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켈리는 KBO리그에서 기량을 키워 메이저리거가 된 대표적인 케이스다. 마이너리그 생활만 하다가 2015년 SK와 계약하며 국내 무대에 뛰어든 그는 4년간 119경기에서 48승 32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온 그를 눈여겨본 애리조나가 과감하게 켈리를 영입했고, 켈리는 팀의 선택이 옳았음을 성적으로 증명해낸 것이다.

내년까지 애리조나와 계약돼 있는 켈리는 내년에도 좋은 피칭을 이어간다면 2021, 2022년은 구단 옵션 계약이 있기 때문에 메이저리그 생활을 오래 이어갈 수도 있다.

한편, 켈리를 떠나보낸 SK는 새 외국인 투수 다익손을 영입했으나 기대에 못미치자 방출(다익손은 롯데로 이적)했고, LG 출신으로 대만리그에서 뛰던 소사를 데려왔다. 다익손이 12경기서 3승 2패, 소사가 15경기서 8승 3패의 성적을 내줬으니 둘의 승수를 합하면 11승이다. 나쁘지 않은 결과이긴 하지만 SK가 시즌 막판 급격한 침체를 겪으며 굳건하던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데다 소사도 최근 연속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SK로선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이었던 켈리가 그리울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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