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위, 신동빈 증인으로 채택
"총선 전 마지막 국감 이슈용" 지적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가운데)./연합뉴스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부른다. 5년 전 합의 처리된 계열사의 협력업체 갑질 의혹을 따져 묻겠다는 이유에서다. 정치권에서는 “총선을 앞둔 국회가 지역구 민심을 얻기 위해 기업 총수를 무리하게 증언대에 세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보건복지위는 지난 24일 전체회의에서 신 회장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로써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들은 다음 달 7일 열리는 국감에서 신 회장을 상대로 롯데 계열사인 롯데푸드의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 등을 질의할 수 있게 됐다. 신 회장의 국감 증인 채택은 이명수 자유한국당 의원의 요구로 이뤄졌다. 이 의원 측은 “롯데푸드의 협력업체와의 불공정 거래 문제 및 위생 문제 등을 묻기 위해서 (증인으로 요청했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롯데와 이 의원 측에 따르면 롯데푸드는 2004년 후로즌델리와 빙과류 납품 계약을 체결했으나, 2010년 해썹(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기준을 맞추지 못한 점을 들어 거래를 중단했다. 이에 2013년 파산한 후로즌델리는 롯데푸드를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고, 롯데푸드는 2014년 7억 원을 합의금으로 지급하면서 사건은 종결됐다. 이후 후로즌델리는 원유(原乳) 납품권과 상품 포장권 등을 요구했으나, 롯데푸드로부터 거절당하자 이 의원에게 민원을 넣었다.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선은 곱지 않다. 국감이 내년 총선을 대비한 의원들의 ‘지역구 민원 처리용’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다. 실제 후로즌델리는 이 의원의 지역구인 충남 아산에 있다. 이 의원이 지역구 내 협력업체 민원 해결을 위해 기업 총수를 국감장으로 부르는 셈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보건복지위에서 기업 갑질을 이유로 기업인을 증인으로 부르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며 “총선 전 마지막 국감인데, 누구를 못 부르겠나. 이슈를 타보겠다는 것”이라고 혀를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