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주택 129개 시군구 가운데 54곳에서 감소하는 등 빠르게 소진
미분양 해소, 인근 집값 호재로 작용 안해…입주 물량 집중 지역 약세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올해(7월 기준) 주택 미분양 가구 수가 줄어든 지역 10곳 중 7곳은 집값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 광주광역시 일대 아파트 전경으로 기사와 관계없음. /사진=연합뉴스


27일 KB국민은행 부동산플랫폼 KB부동산 리브온이 국토교통부 미분양 주택 자료를 분석한 결과 미분양 주택은 129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54곳에서 감소했다. 

더욱이 미분양 주택이 감소한 지역 54곳 가운데 41곳(75%)는 집값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미분양 주택이 일부 해소됐음에도 아파트 매매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는 셈이다.

서울특별시와 광역시 등을 포함한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기준 미분양 주택이 줄어든 지역 가운데 집값이 오른 곳은 대전(2.6%)과 광주(0.2%) 두 곳뿐이었다. 

경북(-3.9%), 충북(-3.0%), 전북(-3.0%), 충남(-2.7%), 제주(-1.0%) 지역은 하락했다. 특히 경북, 충북, 충남 지역은 미분양 주택이 1000가구 이상 줄었음에도 그동안 물량이 누적됐던 탓에 아파트값 하락폭이 컸다. 

7월 기준 경북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말 대비 1478가구 줄어든 7517가구다. 충남과 충북의 미분양 가구수는 각각 6201가구, 3236가구다. 

시군구별로 살펴보면 경기도는 미분양 감소 지역 12곳 중 9곳에서 아파트값이 떨어졌다. 안성(-3.3%), 동두천(-0.9%), 용인(-0.8%) 지역은 미분양 주택이 50가구 이상 줄었지만 아파트값은 하락했다. 

경기도 안성과 용인은 주변지역인 평택과 화성 등 2기신도시에서 새 아파트 입주가 이어져 물량 압박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미분양 주택이 감소하면 집값 하락세가 멈추면서 아파트 시장이 개선되는 모양새를 보인다. 그러나 대전, 광주 등을 제외하면 나머지 지역은 미분양 해소가 호재로 작용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미분양 주택이 줄어든 시군구 54곳 가운데 아파트 매매가격이 오른 곳은 13곳으로, 대부분 지하철 개통을 앞두거나 교육환경이 우수한 지역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 노선이 지나가는 구리(1.9%), 부천(1.8%), 남양주(0.8%) 3곳에서 미분양 주택들이 팔리고 아파트 가격도 현재까지 상승했다. 

대구 수성구는 우수한 학군으로 선호도가 높아 신규 아파트 수요가 꾸준히 이어져 0.5% 올랐다. 전남은 광양(1.0%), 순천(0.1%) 두 곳, 인천은 계양구(1.5%), 남동구(0.1%) 두 곳, 대전은 유성구(4.7%), 중구(2.7%), 대덕구(0.2%) 등 4곳, 광주는 광산구(0.2%)에서 아파트 가격이 각각 상승했다. 

이미윤 KB국민은행 부동산플랫폼부 차장은 “아파트 값이 떨어지는 미분양이 감소한 것은 집값이 오를대로 오르면서 미분양 주택의 가성비가 개선됐기 때문”이라면서 “여기에 새 아파트 선호 현상까지 가세하며 청약가점이 낮거나 유주택자들이 미분양 주택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 차장은 이어 “저금리 영향 등으로 호재가 있는 곳은 미분양이 감소하며 기존 집값도 오르는 모습이지만, 아파트 입주 물량이 집중되거나 지역 기반 산업이 침체된 지역은 미분양 해소에도 집값이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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