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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원의 헬로 스웨덴]2019년 노벨상, 문재인 대통령 수상할까?
트럼프와 김정은도 후보에 들어간 것으로 보여 화제
지난 해 성추문으로 인해 미발표한 문학상에도 관심
승인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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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9-09-28 09: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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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원 칼럼니스트
매년 10월은 이른바 노벨상의 달이다. 10월 첫째 주와 둘째 주에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화학상 물리학상 경제학상 문학상, 그리고 평화상까지지 모두 6개부문의 수상자가 발표되고, 이에 따라 세계 학계는 술렁일 것이다.

특히 올해는 문학상에 쏠리는 관심이 지대하다. 지난 해 스웨덴 한림원의 성추문으로 문학상 발표가 취소된 후인데다, 지난 해 수상자를 발표하지 않으면서 올해 2명의 수상자가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노벨상 후보야 당연히 극비에 부쳐지는 일이지만, 그래도 세계 문학계에서는 이번 문학상 수상자 후보로 2명의 아시아인을 주목한다.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와 '물처럼 단단하게', '당씨마을의 꿈' 등의 작품으로 중국 저항 문학의 거두로 통하는 옌렌커(閻連科)와 만년 후보 중 하나인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다.

또 관심을 끄는 분야는 평화상이다. 스웨덴의 15세 소녀 환경 운동가인 그레타 툰베리가 과연 세계 최연소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되는지에 대한 관심은 전 세계적인 관심사다. 물론 지난 해 잔뜩 기대를 모았다가 수상에 실패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그리고 김정은은도 분명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인류 과학 문명의 발달과 문학, 그리고 인류 평화에 대한 가장 고귀한 업적에 대한 평가로 일컬어지는 노벨상. 그러나 그 노벨상의 탄생에는 가족의 비극과 어처구니없는 해프닝이 숨어 있다. 노벨상의 제정자인 스웨덴의 발명가 알프레드 노벨의 가족과 개인사에 얽힌 이야기다.

   
▲ 노벨상 수상자들에게 수여되는 노벨-메달. 노벨상이 비참한 가족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건 의외다. /사진=이석원

알프레드 노벨은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해 갑부가 된 것으로 익히 알려졌다. 그러나 노벨은 1867년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하기 전에 강력한 폭발력을 지난 물질인 니트로글리세린을 금속 용기에 넣은 폭파용 뇌관을 먼저 만들어서 돈방석에 앉았다. 하지만 1864년 비극이 발생한다.

노벨은 금속용기에 넣지 않은 불안정한 니트로글리세린을 이용해 터널 굴착 작업을 하다가 폭발 사고가 났다. 그 사고로 현장에 있던 5명이 사망했는데, 그 중에는 노벨의 막내 동생도 있었다. 그 충격으로 노벨의 아버지인 임미누엘 노벨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후 사망했다. 집안이 풍비박산 날 지경이었고, 노벨은 그 책임의 한가운데 있었다.

이를 계기로 좀 더 안전한 폭파용 뇌관을 만든 게 금속 용기에 넣은 니트로글리세린이었다. 그리고 3년 후 노벨은 더 안전한 다이너마이트를 만들어 영국과 미국에서 특허를 내 당시 유럽 최고의 부자 반열에 올랐다. 뒤를 이어 다이너마이트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젤리그나이트를 발명해 그는 더욱 부를 축적했다.

그런데 1888년 노벨이 프랑스에 있을 때 느닷없이 '죽음의 상인이 죽었다'는 제목의 부고 기사가 났다. 그 신문은 노벨이 발명한 다이너마이트나 젤리그나이트에 대해 "더 빠르게, 더 많은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물건"이라고 표현했고, 노벨은 그 물건들의 발명자로 죽음의 상인이라고 불렸던 것이다. 또 이 기사를 읽은 사람들 중 노벨을 추모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잘 죽었다는 반응이 비등했다.

기사는 오보였다. 알프레드 노벨이 아닌 형 루드비히 노벨이 프랑스 칸느에서 사망한 것이다. 하지만 노벨은 이 기사와 이 기사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에 충격을 받았다. 인류의 기술 발전을 위해 발명했다고 생각한 다이너마이트에 대해 사람들은 죽음의 물건이라고 치부했다.

결혼을 하지 않아서 가족도 없었던 노벨은 자신의 거대한 저택에서 며칠 동안 식음을 전폐하고 실의에 빠졌다. 삶 자체가 완벽하게 부인되는 것이 고통스러웠다. 그리고 몇 년간 우울증을 앓다가 1895년 유언장을 수정한다. 자신이 죽은 후 재산의 94%를 가지고 재단을 만들어 인류의 과학 발전에 공헌한 사람들에게 자신의 재산을 나눠주라고.

   
▲ 스웨덴 스톡홀름에 있는 노벨박물관. 이 박물관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2019년의 주인공들에 대한 관심이 높다. /사진=이석원

노벨 재단이 운영하는 기금으로 수여되는 노벨상은 상의 공정성을 위해 서로 다른 기관들이 심사를 한다. 노벨 생리의학상은 스웨덴 최고의 의학 연구기관인 카롤린스카 의학 연구소가, 물리학상과 화학상은 스웨덴 왕립 과학아카데미가 심사를 한다.

그리고 문학상은 스웨덴 한림원을 비롯해 프랑스와 스페인의 아카데미가 심사를 하고, 평화상은 노르웨이 국회에서 선출한 5명이 위원인 노벨 위원회가 심사를 한다. 경제학상은 1901년 노벨상이 처음 제정됐을 당시에는 없었던 것을 1968년 스웨덴의 국립 중앙은행인 릭스방크(Riksbank)가 기금을 내놓고, 스웨덴 왕립 과학아카데미가 수상자를 심사한다.

노벨상 시상식 후 축하 파티가 열리는 스톡홀름 시청사는 멜라렌 호수 위에 떠 있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청 건물이다. 노벨이 사망한 12월 10일 열리는 성대한 축하 파티는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는다. 연회장인 스톡홀름 시청사 1층 블루홀은 지중해 니스와 접한 이탈리아 산레모, 노벨이 사망한 곳에서 직송해온 싱싱한 꽃 수천송이로 장식이 된다. 그렇게 지난 100년이 넘는 시간동안 노벨은 더 이상 '죽음의 상인'이 아닌 것이다.

동생의 죽음, 그에 충격을 받은 아버지의 죽음은 역설적으로 노벨을 엄청난 부자로 만들어줬지만, 그 부의 뒤를 따르고 있던 사람들의 환멸과 미움을 형의 죽음으로 알게 된 노벨. 파괴와 죽음의 부산물로 얻어진 엄청난 재산이 아름답게 쓰여서 그나마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올해도 12월 10일 밤 멜라렌 호숫가 스톡홀름 시청에는 불이 밝을 것이다. /이석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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