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동·서구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
검단 운정 집값 회복, 미분양 완판
"서울 접근성 등 입지따라 시장 분위기 차이"
   
▲ 인천 검단신도시 분양 모델하우스 모습./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손희연 기자]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확대 시행 예고에 따라 서울과 일부 수도권 지역 집값이 들썩이고, 청약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1·2기 신도시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기 신도시인 인천 검단, 파주 운정 부동산 시장은 집값이 오르거나 미분양이 완판되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1기 신도시인 고양 일산은 침체 분위기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감정원이 공표한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일산동·서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5월부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3일 기준으로 올 9월까지 누계된 일산동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2.93%, 일산서구는 3.98%로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일산동구는 2.06%, 일산서구는 2.96%로 떨어진 것에 비해 하락폭이 커졌다. 

이는 지난 5월 정부가 고양 창릉을 3기 신도시로 지정하면서에 따른 여파가 작용된 탓으로 풀이된다. 고양 창릉지구가 서울과 더 가까운 입지로 구도심 지역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떨어진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산은 3기 신도시로 지정된 창릉지구보다 상대적으로 서울 접근성 등 입지가 떨어진다는 우려감으로 저평가되고 있어, 시장 전체적으로 침체된 분위기이다"며 "3기 신도시 발표 후 집값 약세가 본격화됐는데, 현재 예정된 입주 물량도 있어 이러한 분위기가 당분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7월 말 시·군·구별 미분양 통계를 보면 고양시의 미분양 물량은 431가구로 지난해 7월(446가구)보다 15가구가 줄었다. 다만 일산에 입주 물량이 계속 있어 공급 과잉으로 인한 시장 침체는 여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 2월 '킨텍스 꿈에그린' 1100가구가 입주한 데 이어 8월 '킨텍스 원시티' 2038가구가 들어섰고, 10월 '힐스테이트 킨텍스 레이크뷰' 299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일산서구에 위치한 A공인중개소는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매수세가 확연하게 줄어 작년보다 최소 2000만~3000만원 정도 낮게 시세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인천 검단과 파주 운정 등 2기 신도시 주택 시장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인천은 전주보다 아파트 가격이 0.03% 올랐다. 인천은 올 9월 누계(20일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이 0.41로 하락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0.65보다 하락폭이 줄었다. 파주는 한달 전(-0.14%)보다 하락폭을 줄인 -0.04%를 기록했다. 

인천 검단과 파주 운정 분양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검단과 운정은 정부가 지난해 12월(남양주 왕숙·하남 교산·인천 계양 등)과 올해 5월(고양 창릉·부천 대장) 3기 신도시 계획을 발표한 뒤 분양 일정이 이어져 미분양 아파트가  나왔던 2기 신도시다.  최근 대림산업이 이달 파주 운정에 공급한 'e편한세상 운정 어반프라임'은 평균경쟁률 2.16대 1, 최고경쟁률 81.5대 1을 기록하며 전 주택형이 순위 내 마감됐다. 올해 6월 대우·중흥·대방 3개 단지가 동시 분양에 나섰음에도 1순위 청약 접수에서 일부 가구가 미달돼 미분양 우려가 컸지만 지난달부터 완판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중흥S-클래스’와 ‘대방노블랜드’도 미분양됐던 모든 가구가 완판됐다.  파주시 미분양 물량은 지난해 7월말 16가구에서 올 7월 말 10가구로 줄었다.

인천 검단에 공급된 분양 단지도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고 있다. 인천 서구는 미분양 물량은 7월 말 1894가구로, 분양 당시 1279가구 중 1151가구나 분양에 실패했던 ‘검단 대방노블랜드’가 지난 4일 완판됐다  검단과 운정은 교통 여건이 개선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확대 시행에 따른 서울 공급 물량 감소 우려와 청약 경쟁률과 청약당첨 가점이 높아질 것으로 본 예비 수요자들이 대체 주거지를 옮겨간 것으로 분석된다. 3기 신도시 계획 발표 이후 1·2기 신도시 주민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국토부는 ‘수도권 서북부 광역 교통망 개선·보완 방안’을 발표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5월 23일 인천 도시철도 2호선이 검단·김포를 거쳐 일산까지 연장되는 안을 공개했다. 김 장관은 “검단, 김포, 일산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파주∼동탄 구간)를 중심으로 연결되고 경의·중앙선, 서울 지하철 3호선, 김포도시철도, 공항철도 등 동서 방향 노선들이 남북으로 이어져 수도권 서북부 교통이 개선된다”고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 집값이 상승세를 보이고, 분양가 상한제 확대 시행 후 청약 경쟁률과 청약가점도 오를 것으로 판단한 예비 수요자들이 집값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2기 신도시로 더 접근하는 것이다"며 "3기 신도시 공급뿐만 아니라, 3기 신도시 인근 공급 물량이 나오면 입주 물량이 줄어들 때까지는 교통 호재 지역과 아닌 지역, 신축 아파트와 구도심 집값도 크게 차이가 날 것이다"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손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