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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조국과 유시민의 ‘몰염치 화법’
승인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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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9-09-27 17:3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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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소정 외교안보부장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범죄 혐의를 받아 자택을 압수수색당하면서 수사하는 검사에게 전화해 “신속하게 하라”고 말할 수 있는 국민이 과연 몇이나 될까. 조국 법무부장관은 자신의 이런 행동이 논란이 되자 “아내가 염려돼서 그랬다. 이것은 인륜의 문제”라고 말했다. 
압수수색당하면서 검사에게 전화로 항의도 못하는 국민들은 패륜아란 말인가. 

#피의자가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비해 컴퓨터를 빼돌린 것을 놓고 “증거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말하면 누가 믿겠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조 장관의 아내 정경심 교수의 ‘PC 무단 반출’ 의혹에 “검찰이 압수수색해서 장난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정 교수가) 동양대 컴퓨터, 집 컴퓨터를 복제하려고 반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식을 뛰어넘는 억지 주장을 해도 국민들은 속아넘어갈 것으로 보는 모양이다.

현란한 말재주가 닮은 두 사람의 발언은 한마디로 억지스러워 몰염치하다. 몰염치는 염치가 없다는 뜻이고, 염치란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다. 

압수수색하는 검사와 통화한 자신은 당시 법무장관이 아니라 범부(凡夫) 즉, 평범한 남편 자격이었다는 것인데 억지도 이런 억지가 없다. 대통령이 수사받는 장관을 임명한 탓에 국민들은 의혹투성이 장관 수사에 대놓고 개입하는 기상천외한 정부를 목도하고 있다. 

조 장관이 수사검사와 전화통화한 것은 수사 개입이다. 인사청문회 때 “수사에 개입하거나 보고받지 않겠다”던 말을 뒤집은 것이다. 당시 조 장관이 “장관입니다”라고 하자 이 검사는 당황해서 관등성명까지 댔다는데, 조 장관은 수차례 “신속하게 하라”며 지시했다고 한다. 

조 장관이 검사와 전화통화한 사실도 놀랍지만 그에 대해 내놓은 해명이 크게 논란이 된 27일 문재인 대통령마저 검찰에 경고성 메시지를 냈다. “검찰개혁은 검찰권 행사 방식, 수사 관행 등을 포함한다”는 말로 “인권을 존중하는 절제된 검찰권 행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조 장관의 자택 압수수색이 11시간에 걸쳐 진행된 것을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지만 이는 양면이 있는 본질을 외면하고 한면만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조국 장관이나 유시민 이사장의 주장과 다를게 없어 실망스럽다. 

조 장관 자택을 압수수색하는데 왜 11시간이나 걸렸는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발언이다. 정경심 교수 주장으로 변호사 입회까지 시간이 걸렸고, 대상 범위로 이의를 제기해 두차례나 추가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고, 정 교수가 식사를 하자고 종용해 배달음식을 시켜먹느라 늦어졌다는 것이 검찰이 밝힌 팩트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9월9일 오후 청와대에서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 등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청와대

그동안 검찰수사가 진행될수록 조 장관의 거짓말이 하나하나 드러나는 것을 지켜본 국민들은 현 정권의 폭망을 막기 위해서라도 문 대통령이 뒤늦게나마 조국 장관에 대해 결단을 내리기를 바랐다. 

하지만 침묵하던 문 대통령이 절묘하게 지적할 명분을 찾아내 검찰을 압박하고 나선 것을 보니 바른미래당의 이종철 대변인 논평처럼 “국민의 대통령이 아니라 조국 장관의 대통령임을 밝히는 커밍아웃”으로 들려 허탈하다.

이쯤에서 다시 조 장관을 둘러싼 의혹을 짚어보면 자녀 입시에 필요한 가까 증명서 발급, 사학재단 웅동학원의 위장소송 및 비자금 조성 의혹, 사모펀드 차명투자 등 하나같이 몰염치한 비리 행위이다.

대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폴리페서(정치판에 기웃거리는 교수)로 유명세를 얻어서, 청와대 민정수석이라는 고위공직에 올라서 누릴 수 있는 특권을 이용한 비리 의혹으로 대다수 보통 사람들은 할 수 있어도 안하거나, 할 수 없어서 못하는 것이므로 당사자는 부끄러워야 한다.
 
사상 초유 검찰수사를 받는 법무장관이 된 것은 물론이고 처와 딸과 아들, 처남과 조카까지 연루돼 구속되거나 수사를 받고 있는데도 지명철회나 자진사퇴가 없는 것은 정국 돌파를 천명한 무언의 압박이었다.  

그런데도 조국 장관 본인의 수사 개입도 모자라서 문 대통령까지 검찰을 향해 사실상 경고성 발언을 내놓으니 문 대통령의 추석 메시지 중 “검찰은 검찰의 일, 장관은 장관 일을 하라”는 지침도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비해 너무 당당한 조 장관의 기자간담회와 인사청문회를 지켜본 국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끝내 임명식을 거행하자 조 장관의 거짓말을 믿기 때문이라고 생각해봤다. 그렇다면 수사 과정에서 대통령이 임명을 철회할 기회 역시 여전히 남아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지금 문 대통령은 임명을 철회할 기회를 놓치고 있고, 만약 끝내 그런 기회를 저버린다면 문 대통령의 역사도 진리와 멀어질 수밖에 없다. 조 장관의 탁월한 거짓말 실력으로 정국을 정면돌파할 수 있다는 확신으로 버티는 정권을 국민은 지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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