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류현진(32·LA 다저스)이 가장 멋지게 정규시즌 피날레 등판을 마쳤다. 마운드에서 무실점 피칭으로 평균자책점을 낮춰 대망의 타이틀을 사실상 확정했고, 타석에서는 결승 적시타를 때려내 투타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류현진의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다.

류현진은 7회까지 산발 5안타를 내주고 볼넷 없이 삼진 7개를 곁들여 무실점으로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거의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그리고 타석에서는 0-0으로 맞서던 5회초 천금의 적시 안타를 터뜨려 팀에 리드도 안겼다.

   
▲ 사진=LA 다저스 SNS


다저스가 결국 2-0 숭리를 거둠에 따라 류현진은 승리투수가 돼 시즌 14승을 올렸다.

이날 7이닝 무실점 피칭으로 류현진은 시즌 평균자책점을 2.32로 낮췄다. 이 부문 2위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이 2.43으로 시즌 마지막 등판을 이미 마친 상황이기 때문에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첫 개인타이틀 획득이 결정났다. 아시아 선수가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따내는 것은 류현진이 사상 최초다.

출발부터 좋았다. 1회말 도노반 솔라노, 마우리시오 두본을 연속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기분좋게 스타트를 끊은 류현진은 버스터 포지를 유격수 땅볼 처리하고 간단하게 첫 이닝을 삼자범퇴로 막았다. 2회 역시 에반 롱고리아를 유격수 플라이, 케빈 필라를 2루 땅볼, 오스틴 슬래터를 1루 땅볼로 잡아 삼자범퇴로 끝냈다. 

3회도 삼자범퇴 이닝을 만든 류현진은 4회말 선두타자 솔라노를 삼진으로 잡아내기까지 10타자 연속 범타로 완벽한 초반 피칭을 이어갔다.

4회말 1사 후 두본에게 첫 안타를 맞은 데 이어 포지에게도 연속 안타를 내주며 1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롱고리아를 우익수 뜬공, 필라를 좌익수 뜬공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넘겼다.

5회말에도 2사 후 리카드와 투수 웹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다시 1, 2루로 몰렸지만 솔라노를 3루 땅볼 유도하며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평균자책점 관리를 위해서라면 5회까지 무실점으로 막고 2-0 리드를 한 상황이기 때문에 류현진은 교체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류현진과 다저스에게 타이틀을 위한 꼼수는 없었다. 류현진은 6회말에도 등판해 삼자범퇴로 막아냈고, 6회까지 투구수가 88개밖에 안되자 7회말에도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7회말 2사 후 류현진은 유격수 데이비스를 유격수 땅볼 유도했으나 코리 시거가 볼을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는 실책성 플레이를 범했다. 기록은 안타였지만 실책에 가까웠다. 주자를 내보냈으나 류현진은 침착함을 잃지 않았고 리카드를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끝내 점수를 허용하지 않았다.

제 몫을 다한 류현진은 8회초 타석에서 교체돼 물러났다. 

이날 류현진은 타석에서도 결정적 활약을 했다. 다저스 타선이 샌프란시스코 선발 로건 웹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고 4회까지 점수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5회초 다저스는 가빈 럭스의 2루타와 진루타로 2사 3루 찬스를 만들었는데, 여기서 류현진이 타석에 들어섰다.

류현진은 2볼 1스트라이크에서 웹의 4구째 가운데 몰린 패스트볼(149km)을 제대로 받아쳐 3-유간을 가르고 좌익수 쪽으로 향하는 안타를 뽑아냈다. 0-0 균형을 깨고 다저스가 1-0 리드를 잡는 순간이었다. 류현진은 지난 23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데뷔 첫 홈런을 날린 데 이어 이날은 선제 타점을 올리는 적시타를 쳐 매서운 타격감을 뽐내기도 했다. 

이후 다저스는 6회초 맥스 먼시의 솔로폭 터져 2-0으로 달아나 승리를 거뒀다. 류현진은 승리투수도 되고 결승타도 기록하면서 평균자책점 타이틀까지 손에 넣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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