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 가동…‘식량 밸류체인’ 구축
LG상사, 블록체인 플랫폼 운영 참가…자원사업 접목 '기대'
현대상사, 열대작물 중심 식량사업 확대 모색
   
▲ 미얀마 뚱데 수료변에 위치한 포스코인터내셔널 미곡종합처리장 전경. /사진=포스코인터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원재료 단가에만 주목하던 종합상사업계가 미래 신사업 투자에 속도를 내며 외생변수 영향을 줄이는 체질개선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 트렌드로 자리 잡은 곡물 재배와 신재생에너지를 넘어 최근에는 블록체인에 뛰어드는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업계 맏형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세계 5대 곡물 수출 강국인 우크라이나 곡창지대에 주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옥수수, 대두 등 곡물 생산량은 2007년 4000만톤에서 2017년 7700만톤으로 2배 늘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국내 최초의 해외 곡물 수출터미널을 우크라이나에 건설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우크라이나 전체 곡물 수출량의 최대 물량이 수출되는 미콜라이프항에 위치한 곡물터미널은 곡물을 연간 250만톤 출하할 수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곡물터미널을 통해 우크라이나 생산 곡물의 수매, 검사, 저장, 선적에 이르는 단계별 물류 처리 과정을 관리할 계획이다. 또 중국, 중동, 유럽 등지로의 수출을 타진키로 했다. 

앞서 이달 5일에는 미얀마에 연산 8만6000톤 규모 미곡종합처리장 2공장을 준공했다. 인도네시아에서 확보한 팜 농장까지 연계하면 농장→가공→물류로 이어지는 ‘식량 밸류체인’이 구축된 셈이다. 

이는 최정우 회장이 내건 100대 개혁과제 중 하나인 식량사업 육성방안의 핵심 교두보로 추진된 것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7월 취임식에서 “곡물 트레이딩 등 식량사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해 국가 식량안보에 기여하고 그룹 해외 신규 사업 개발 첨병으로서 역할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쌀을 제외한 국내 식량 자급률은 10% 미만으로 옥수수와 밀의 지급률은 1%에 불과하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곡물 가격이 낮을 때 비축했다가 수요가 급증하면 출하해 국내 수급 불균형 심화와 가격변동성 확대 등의 불확실성을 낮춘다는 것이다. 이는 포스코의 경영 이념인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과도 맞물려 있다는 평가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전체 곡물 취급량은 2015년 84만톤에서 올해 500만톤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 현대종합상사의 캄보디아 망고농장 전경. /사진=현대종합상사 제공


삼성물산과 LG상사도 미래 신사업 투자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4월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40만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발전 용량 1369㎿ 규모 풍력·태양광발전 단지를 완공한 데 이어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주에 태양광발전과 에너지저장장치를 결합한 복합발전 시설을 준공했다. 올해는 선진 시장인 북미 지역에 집중해 에너지 관련 사업 덩치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LG상사는 최근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인 그라운드X가 론칭한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운영에 참여키로 했다. 향후 블록체인 기술을 산업재 트레이딩사업과 자원 사업 등에 접목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11월에는 바이오디젤에 쓰이는 팜오일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팜농장 2곳을 인수했다. 농장 추가 확보와 공장 증설 등을 통해 오는 2022년 18만톤까지 생산량을 늘릴 방침이다.  

현대종합상사는 하반기 캄보디아에 검역시설을 갖춘 농산물유통센터를 완공을 기점으로 망고 수출사업을 전개한다. 현대종합상사는 캄보디아 프놈펜 망고 농장에서 연간 1000톤에 달하는 망고를 생산 중으로 오는 11월부터 한국시장에 들여온 후 중국, 일본 등 인근 국가로 수출 저변을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종합상사 관계자는 “식량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망고 수출을 시작으로 현지 공장을 돌아다니며 다른 열대작물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종합상사는 구입한 상품을 고객사에게 팔면서 중간에 발생하는 마진을 얻는 구조"라면서 "과거와 달리 국내 대기업들이 글로벌 자체 판매망을 구축하는 추세여서 지지대가 될만한 신사업 영역을 지속 늘릴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