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남자 골프 정상급 선수 김비오가 화제의 중심에 섰다. 대회 우승을 했지만 찬사 대신 비난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 갤러리를 향해 손가락 욕을 했기 때문이다. 

김비오는 지난 29일 경북 구미의 골프존 카운티 선산에서 열린 DGB금융그룹 볼빅 대구경북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4언더파(버디 6개, 보기 2개)를 쳐 최종 합계 17언더파로 우승했다.

그러나 김비오의 우승은 퇴색됐고, 손가락 욕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김비오는 16번 홀(파4)에서 티샷을 하는 과정에서 갤러리 쪽에서 카메라 셔터 소리가 나자 티샷 실수를 범했다. 김비오는 소리를 낸 쪽의 갤러리를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세우고, 드라이버로 그라운드를 내리치며 불만을 노골적으로 나타냈다. 이 장면은 생중계를 하고 있던 TV 화면에 그대로 노출됐다.

   
▲ 사진=JTBC 골프 방송 캡처


비매너 갤러리에 감정적인 대응을, 그것도 최악의 방법으로 했던 김비오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사죄했다. 우승 경쟁을 하던 터라 예민해져 있었고, 카메라 사용 등 소음 자제를 당부까지 했는데 그런 일이 벌어져 "순간적으로 화를 참지 못했다"면서 "다 내 잘못이다. 내 행동은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벌이든 받아들이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일차적인 책임이 갤러리에 있다고 하더라도, 김비오는 자신의 잔칫상에 스스로 재를 뿌린 셈이 됐다.

몸을 부딪히며 경쟁하는 스포츠가 아닌,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가는 골프는 다른 어떤 종목보다 매너가 중시된다. 선수도 갤러리도 마찬가지다.

김비오는 순간적으로 화가 났더라도 자제력을 발휘했어야 한다. 손가락을 치켜세우는 것 말고도 비매너 갤러리를 꾸짖을 방법은 많다. 샷 실수의 원인 제공을 한 비매너 갤러리를 지목하는 단순한 제스처만 취하거나, 경기운영 관계자에게 간접 항의만 했어도 충분했다. 다른 많은 갤러리들이 지켜보고 있었고, TV 생중계까지 되고 있었다. 

논란을 제공한 갤러리에 비난이 온전히 집중될 필요가 있었다. 올바르고 건전한 갤러리 관전 문화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될 계기가 될 수 있었다.

그런데 김비오의 감정적 손가락 대응이 손가락질을 비매너 갤러리보다 자신에게 집중시키는 씁쓸한 결과를 부르고 말았다.      

김비오는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상벌위원회에 회부됐고 징계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