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창훈 시인의 자작시

“문권사 요즘 통 안보이던데..어디 갔어”라고 묻자, 옆에 나이든 여자가 “나도 계속 못 봤어, 안보이던데 어디 갔지”

안보이는 사람들은 다들 어디로 간 것일까 아이밴 엄마 배처럼 불룩한 ‘산소’ 안에 있을까 땅속 지하계단으로 걸어가 어디에 간 것일까 보이는 많은 사람들이 결혼식장에서 돼지고기, 해산물, 호박죽, 김밥, 과일, 홍어찜, 해파리무침을 접시에 가득 담아 출렁거린다. 말과 밥이 입에서 섞여 나왔다 들어가고 정신없다. 보이는 것은 살아있는 것일까 내가 모르는 내 앞 사람도 내게 살아있을까 나는 벌떡 일어나 그들에게 보이지않게 사라졌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살아있는 자에게 간다.

믿음의 비밀통로를 지나 문을 두드린다. 바울이 대답한다. “나는 살인한 자요, 예수를 믿는 자를 박해했던 자요, 주 예수를 영으로 만나 무지의 탯줄을 끊은 만삭동이라... 나는 바리새인중 바리새인에 속했으나, 유대교에서 버림받고, 예수의 제자들도 배척했던 자요” 역사가 배제했던 그는 역사의 중심에서 말했다.

바울이 또 말한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라”

보이고 보이지 않고 그 사이에서 사람들이 보였다 지워진다. 모르드개, 에스더, 룻, 다니엘, 사라, 하박국, 스데반, 마리아, 요나, 모세, 요셉, 라헬, 스데반 그리고 예수


보이는 나도 너도 무엇을 보는가 보이지 않는 그들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나도 보이지 않게 땅을 떠나면 어디에 숨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