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제지 "우린 관심 없다"…태림포장 이어 입찰 불응 의사 내비쳐
유암코, FI의 경우 "단독 입찰 안 돼"…SI와 컨소시엄 구성해야 할 듯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백판지 제조 전문 기업 세하가 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이에 어느 회사가 세하를 거머쥘지에 대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구조조정 전문사 연합자산관리(유암코)는 백판지 제조업체 세하를 인수한지 만 5년만에 매물로 내놓으며 지난 26일 매각 주간사로 삼일 PwC를 선정 완료했다. 매각 대상은 유암코가 갖고 있는 세하 지분 71.64%와 대출채권 428억원, 75억원에 달하는 사모사채 등이다. 

세하를 지금 시장에 내놓은 배경에 대해선 온라인 쇼핑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백판지 수요가 급증해 호실적을 보이고 있는 등 현 시점이 매각 적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세하가 주력하는 백판지는 △화장품 △제과 △완구 등 경공업품 포장에 주로 쓰인다. 또한 자원을 재활용한다는 환경친화적 특징도 있어 비닐 사용 자제나 1회용품 제공 안 하기 등 환경부의 친환경 정책 덕에 세하는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DART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매출은 862억8300만원, 영업이익은 57억300만원을, 당기 순이익은 36억6100만원을 기록하는 등 굉장히 견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영업이익만 따지면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인 100억3600만원의 절반 이상을 상회하는 것으로, 하반기 영업이익은 얼마나 될지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

한편 세하가 M&A 시장에 나왔다는 소식에 관련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세하 인수를 염두에 두고 있는 후보군으론 제지업계와 다수의 전략적 투자자(SI)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지업계에서는 한솔제지·한국제지·무림페이퍼·아세아제지 등 굵직한 회사들이 거론된다.

그러나 30일 한솔제지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세하 인수전에는 관심이 없다"며 "뛰어들 생각 조차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태림포장 인수전에서도 입찰을 안 한 한솔제지가 이번에도 입찰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친 것이다.

글로벌 사모펀드(PEF)가 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유암코가 PEF의 경우엔 재무투자자(FI)의 단독 입찰은 안 된다고 못 박고 있어 SI와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하게 될 전망이다.

현재 이 같은 조건들 때문에 세하를 어느 회사에서 인수해갈지는 아무도 몰라 최종적으로 인수하게 될 곳은 어딘지에 관심이 더욱 커진다.

유암코는 일정 상 올해 말에 세하 매각에 대한 예비 입찰을 공고 및 진행해 연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찾는다는 방침이다. 또한 늦어도 5월까지는 매각 절차를 완료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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