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난 26일 정회 놓고 이주영에 항의
민주 "이주영 사퇴" vs 한국 "조국 사퇴" 대치
   
▲ 3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이주영 국회부의장을 향해 항의하고 있다./미디어펜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30일 경제 분야를 주제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도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이 이어졌다. 대정부질문 도중 자유한국당 소속 이주영 국회부의장이 의장석에 나타나자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규탄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날 첫 질의자로 나선 김광림 한국당 의원은 조 장관의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이력과 현 정부가 처한 경제 상황을 집중 제기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은 한동안 아수라장이 됐다. 민주당이 이 부의장의 지난 26일 의사 진행을 놓고 항의하면서다. 당시 이 부의장은 여야 원내지도부 협의 없이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을 정회했다. 이후 한국당은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자택 압수수색 검찰과 통화한 사실을 시인한 조 장관 탄핵소추안 추진을 결의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부의장이 문희상 국회의장을 대신해 의장석에 앉자 “사과해”, “사퇴해”라고 외쳤고, 한국당도 “조국 사퇴” 구호로 맞받았다.

민주당의 항의는 이 부의장이 유감 표명을 한 뒤에도 30여 분 이상 이어졌다. 이 부의장이 “지난주 목요일 대정부질문에서 예기치 않은 상황으로 본회의를 정회하게 된 점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했지만, 이원욱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장석으로 나가 삿대질을 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에 정양석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말리며 “그만하라. 어떻게 질의를 방해할 수 있느냐”고 막아섰다. 이 과정에서 서로 밀고 당기는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질의자인 김 의원이 이낙연 국무총리를 상대로 질의하려 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이내 질문을 멈췄다. 이 부의장이 “조용히 하시고, 질문 하시라”고 중재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당신(이 부의장) 때문에 (대정부질문) 못 하니까 내려오시라” “의장이라고 불러드릴 때 사과하시고, 재발 방지 약속하고, 진행하자”고 했다. 이에 한국당 쪽에서도 “경제를 망치고 이렇게 전략을 짜서 온 거냐” “사이비 좌파, 사이비 진보다. 이게 민주주의냐” 등 격앙된 발언이 나왔다.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자 이 부의장은 “이제 좀 진정하시라”며 “여러분 말씀의 뜻은 제가 잘 이해를 하고 있다. 지난번 상황은 사회권 범위에서 정회한 것이고, 거기에 이의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 제가 아까 유감 표명을 한 것”이라고 했다. 이 부의장은 “대정부질문은 국민이 다 보고 있다. 그런데 너무 지나치게 하면 과유불급이 된다. 자제력을 발휘해 대정부질문에 집중하자”고 정리했다.

가까스로 재개된 대정부질문에서 김 의원은 조 장관의 사노맹 이력을 거론하며 이 총리를 몰아세웠다. 김 의원은 “대한민국은 이제 수출 세계 6위, 경제 규모 12위, 인구 5000만 명 국가 중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는 일곱 번째 국가가 됐는데, 문재인 정부 들어 2년여 만에 한강의 기적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사회주의 이념으로 무장된 분을 법무부 수장으로 내세워 국민과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 총리가 지난 27일 대정부질문에서 검찰의 조 장관 자택 압수수색 과정을 사실상 비판한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 의원은 “여성 두 분만 있는 집에 많은 남성이 11시간 뒤지고, 식사를 배달해서 먹은 것은 과했다는 상황 인식은 지금도 똑같나”라고 물었다. 이에 이 총리는 “그 당시 집안에 어떤 사람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보도가 엇갈리고 있다. 좀 더 확인하겠다”면서도 “압수수색은 11시간 동안 계속됐다. 식사를 배달받았다는 것은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김 의원은 “가족 두 분 외에 아들도 있었다고 한다. 여성분은 변호사 세 분 중 여성 한 분이 있었고, 검찰 수사관 중에도 여성이 두 분 계셨다고 한다”며 “(압수수색이) 11시간 걸렸다는 것은 (조 장관 가족이) 변호사 세 분을 모셔와 압수수색 범위를 정하고, 다시 영장을 발부받으면서 11시간이 걸렸고, 식사 문제도 (검찰은) 안 먹겠다고 했는데 가족분들이 같이 먹자고 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