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장수 동촌리 고분군 [사진=문화재청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5세기 초반에서 6세기 초의 가야 수장층 무덤떼로 추정되는 장수 동촌리 고분군이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이 됐다.

문화재청은 전라북도 장수군 장수읍 해발 724m 마봉산 산줄기에 있는 고대 고분 83기를 묶은 장수 동촌리 고분군을 사적 제552호로 지정했다고 1일 밝혔다.

동촌리 고분 중에는 지름 20∼30m에 달하는 대형 무덤도 있는데, 지난 2003년 이후 6차례 조사가 이뤄졌다.

가야계 수혈식 석곽묘(竪穴式石槨墓·구덩식 돌덧널무덤)에서는 가야계 토기와 백제계 토기가 함께 발견돼, 가야와 백제 사이 역학관계를 보여준다.

봉토 아래에 주곽(主槨·으뜸덧널)과 부곽(副槨·딸린덧널)을 함께 둔 점이 가야 고분 특성으로 분석되지만, 고분 평면이 타원형인 1호분은 무덤 주변에 쌓은 시설물인 호석(護石)이 없어 영남 지역 가야 고분과는 다르다.

또 지표면과 생토면을 잘 고른 뒤 1m 내외 높이로 흙을 쌓고 되파기를 하는 방식으로 무덤을 조성했는데, 이러한 기법은 마한 분묘의 영향을 받은 독창적 요소다.

특히 2015년에는 가야계 고분 중 처음으로 징이 박힌 편자(말발굽에 덧대어 붙이는 쇳조각)와 말뼈가 발견됐고, 2017년 조사에서는 고령 지산동 고분군이나 합천 옥전 고분군 같은 가야 수장층 무덤에서만 출토된 재갈이 출토됐다.

둥근고리자루칼, 은제 귀걸이, 휴대용 화살통 등 가야계 고분 유물과 비슷한 부장품도 나왔다.

장수 동촌리 고분군 지정으로 사적이 된 호남 지역 가야 유적은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을 포함해 두 개가 됐다.

문화재청은 "장수 동촌리 고분군은 그동안 백제의 권역으로 인식된 장수에 가야 세력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중요한 유적"이라며 "체계적 보존·활용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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