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경동성당·전북대 건물 3동은 등록 예고
   
▲ 매천 황현의 안경과 안경집 [사진=문화재청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자, '절명시'(絶命詩)를 남기고 세상을 떠난 매천(梅泉) 황현(1855∼1910)이 사용하던 안경과 벼루 등이 문화재가 됐다.

문화재청은 다독가(多讀家)였던 황현의 유품을 '매천 황현 문방구류'와 '매천 황현 생활유물'로 나눠 각각 문화재로 등록했다고 2일 밝혔다.

등록문화재 제761-1호 매천 황현 문방구류는 벼루, 벼룻집, 벼룻돌, 필통, 연적, 지구의, 도장 등 19점으로 구성됐고, 벼루 중 한 점에는 "바탕이 올곧으며 아름다운 게/ 덕을 지닌 군자의 빛과 같으니/ 오래도록 진실로 좋아하리라"(貞固含章 君子之光 其壽允臧)는 문구가 새겨져있다.

등록문화재 제761-2호가 된 매천 황현 생활유물 35점 중에는 안경과 안경집이 있는데, 황현은 심한 근시에 한쪽 눈이 사시여서 20대 중반부터 안경을 썼다고 한다.

이정수 한빛안경박물관장은 문화재청 보고서에서 "안경집에 영문으로 '한국 서울 세브란스병원'(severance hospital seoul korea), 한글로 '제중원'이라고 쓰여 있다"며 "세브란스병원이 1904년 9월 4일에 설립됐으므로, 이 안경은 1900년대 초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호패, 합죽선, 참빗, 향로, 소쿠리, 화로, 표주박, 책장 등도 문화재에 포함됐다.

문화재청은 "당대 선비의 일상을 잘 보여주는 물품들로,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1950년대 건축물인 목포 경동성당, 전북대학교 구 본관, 전북대학교 구 문리과대학, 전북대학교 구 중앙도서관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목포 구도심에 있는 경동성당은 아일랜드 성골롬반외방선교회가 1954년 건립했으며, 목포에서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성당으로, 웅장한 외관이 돋보이는 석조 건축물이다.

전북대 건물 세 동은 1955∼1957년에 준공됐는데, 구 본관은 대칭성을 강조했고, 구 문리과대학은 단순화한 고딕양식에 근대성과 조형성을 가미해 설계했으며, 구 중앙도서관은 석조건축 특성이 잘 남았는 데다, 도서관 기능을 살린 공간 구성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화재청은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등록 여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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