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문화의 확신과 캠핑인구의 증가로 승용차보다 적재공간이 넓고 험로주행이 가능한 SUV가 자동차 시장의 대세로 떠올랐다.

   
▲ 뉴시스 자료사진

과거 불편하다고 정평이 나있던 승차감도 개선된 데다 높은 차고에 따른 넓은 시야 확보로 SUV를 선호하는 여성 운전자도 늘고 있다. 이에 하반기 국산차와 수입차 간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자동차 시장의 실적 발표를 보면 가장 우수한 판매량을 기록한 차량은 SUV(스포츠 다목적 차량)다.

자동차 업계의 집계 결과 올 상반기 현대, 기아, 한국GM, 쌍용, 르노삼성 등 5개 완성차 회사의 SUV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2% 증가한 16만3473대를 기록했다. 화물차, 특수차 등을 제외한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30%에 육박한다.

차량 가격, 유지비, 세금 등 경제성이 장점인 경차는 7.3% 상승이라는 괜찮은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대조적으로 소형차는 19.0%, 미니밴은 17.4%, 준대형은 6.5% 각각 감소하며 부진했다. 대형차는 의외로 60.8% 급증했는데, 현대의 신형 제네시스 판매량 덕분이다.

SUV 1위는 현대 싼타페로 4만4003대 팔리며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하다는 평가 속에 1위를 사수했다. 기아 스포티지R이 2만4175대로 뒤를 이었으며, 현대 투싼ix가 2만1768대로 3위를 차지했다. 쌍용 뉴코란도C와 르노삼성 QM3도 각각 9890대와 8466대의 실적을 올렸다. QM3는 대기 물량이 상당히 밀려 있어 순위 상향이 전망된다.

이렇듯 SUV가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승용차에 비해 넓은 적개공간으로 레포츠, 캠핑 등 여가용으로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또, 단점으로 꼽히던 소음과 승차감, 연비도 개선이 되면서 쇼핑이나 출퇴근 용도로도 부족함이 없다.

■ 신차들의 총 출격, 과연 승자는?

하반기 자동차 업계는 SUV 신차들의 경쟁으로 뜨거워 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차 업체들이 출격을 예고한 20종 이상의 신차 가운데 SUV가 절반에 달하기 때문이다.

먼저 8월에 공개된 BMW의 쿠페형 SUV 뉴 X4의 출시를 시작으로 지프의 올 뉴 그랜드 체로키가 등장했고, 뒤이어 얼마 전 뜨거운 관심과 기대 속에 출시된 기아자동차의 올 뉴 쏘렌토가 모습을 드러냈다.

출시 이전부터 기대를 모으던 올 뉴 쏘렌토는 급은 물론 격도 달라진 어퍼클래스(대다수의 사람들이 소유하고 있는 것보다 조금 호화스러운 차) SUV로 거듭났다. 유로6 기준을 달성한 R 엔진은 질소산화물을 기존 대비 56% 저감시켜 친환경성을 극대화했다.

국내 저공해차 인증을 획득해 내년 9월까지 혼잡통행료 50% 할인, 공영주차장 요금 감면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안전성은 ‘차급’을 뛰어넘는다. 초고장력 강판(연강을 특수공정처리해 강성을 높인 강판) 비율을 기존 24%에서 53%로 늘렸다. 차체 구조간 결합력을 강화하기 위해 구조용 접착제를 기존 60m에서 134m로 확대 적용 했다. 이러한 장점들을 잘 살려 수입차의 맹곡격을 이겨낼 것으로 예상된다.

9월쯤 발표될 신차들도 벤츠는 GLA클래스를 선보인다. 벤츠의 5번째 SUV로 먼저 나온 BMW의 X1, 아우디의 Q3 등이 경쟁 상대다. 승용차에 가까운 날렵한 외관이 특징이며, 배기량에 따라 1.6에서 2.2까지 여러 종류로 나올 예정이다.

포드의 링컨MKC도 18일 공개한다. 대형 SUV 링컨MKX에 비해 몸집은 작지만 성능은 더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독일차 군단에 밀리고 있는 일본의 닛산, 렉서스, 도요타 역시 이번 경쟁에 동참하며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닛산은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디젤차인 캐시카이를 통해 수입 SUV 1위인 폴크스바겐 티구안의 아성에 도전한다.

캐시카이는 2007년 나와 세계적으로 200만 대 이상 판매됐고 특히 유럽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다.

21.7~26.3km/L에 달하는 연비가 강점이다. 도요타는 저소음을 자랑하는 렉서스 NX300h를 10월경부터 판매한다. 휘발유와 전기모터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차량이라 유지비도 적은 편이다. 휘발유 차량인 NX200T는 내년에 수입될 예정이다.

국산차 업계는 기존 인기 SUV의 판촉을 강화하면서 부분변경된 SUV로 캠핑족 수요를 잡는다는 전략이다. 현대의 2015년형 베라크루즈는 양손에 짐을 들고도 트렁크 문을 여닫을 수 있는 장치를 새롭게 적용했다.

쌍용은 차 지붕 위에 짐을 적재할 수 있는 루프랙을 단 2015년형 코란도 스포츠 판매에 돌입했다. 한국GM도 2015년형 캡티바에 덩치 큰 레저 장비를 손쉽게 탑재할 수 있는 편의사양을 추가하며 SUV의 경쟁에 동참 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디어펜=김태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