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서 분양 앞둔 가구 75%가 대구·대전·광주 등 광역시 집중
지방 정비사업 단지 대부분 원도심 입지 자랑…신축 수요 끌어당겨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집중되자 건설사들이 지방 광역도시 정비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지방 광역도시에서 선보인 정비사업 단지가 속속 흥행에 성공한 점도 이 같은 분위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 광주광역시 일대 아파트 전경으로 기사와는 관계없음. /사진=연합뉴스


4일 부동산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이달부터 올해 말까지 지방에서 분양을 앞둔 물량은 총 27개 사업이 3만5004가구다. 이 가운데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2만3609가구가 일반에 분양될 예정이다. 

전체 가구 수 가운데 75.1%가 대구·대전·광주 등 광역시에 몰려 있다. 이들 광역시에서는 14개 사업지 1만4372가구가 분양에 나선다. 

업계에서는 지방 중에서도 시장 분위기가 좋은 광역시이기에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정비 사업으로 분양에 나선 지방의 아파트들은 청약 시장에서 대부분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청약 시장 열기가 뜨거운 대구에서는 남산 4-4구역을 재개발한 ‘남산 자이하늘채’가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 84.3대 1을 기록하는가 하면, 뉴타운신천 주택재건축을 통해 선보인 ‘동대구 비스타동원’이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 18.8대 1을 기록하는 등 두 자리수 경쟁률은 대부분 정비사업이 기록하고 있다.

반면 같은 대구임에도 지난6월 택지지구인 도남지구에서 나온 아파트는 블록별 평균 청약 경쟁률이 4대 1 내외에 그치는 등 상대적으로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부산 역시 정비사업 단지가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부산진구에서 지난 6월 분양한 ‘래미안 어반파크’(연지2구역 재개발), ‘가야 롯데캐슬 골드아너’(가야3구역 재개발) 등의 단지는 모두 예비당첨자 계약을 거치며 완판에 성공했다. 미분양 가구수가 1000가구를 넘는 등 해당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임을 감안하면 의미있는 성과라고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서울의 재개발, 재건축 공급량이 더 줄어드는 만큼 건설사들의 지방행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 재건축 사업으로 지정된 104곳 중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곳은 32곳에 불과하다. 내년 3월까지 조합을 설립하지 못하면 정비사업구역에서 해제되는 정비구역 일몰제에 처한 곳도 38곳에 달한다.

부산의 A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같은 지역이어도 정비사업지에 수요자들이 관심이 크다"면서 "대부분의 정비사업이 지방에서도 핵심 생활 인프라를 갖춘 원도심에서 진행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특히 최근에는 정비사업에 지방 중소 건설사가 아닌 대형 건설사들이 시공에 나서는 점도 인기에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각종 생활 인프라는 누리면서 신축 아파트에 브랜드 가치까지 누리려는 수요자들이 정비사업 단지들을 눈여겨 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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