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미국과 북한 대표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만나 비핵화 담판에 다시 나섰다. 지난 2월 말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지 8개월만이다. 

실무협상에서 북한 측 수석대표를 맡은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3일(현지시간) 오후 스웨덴 스톡홀름 알란다 국제공항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4일 예비접촉에 이어 5일 실무협상을 연다. 

   
▲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왼쪽)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연합뉴스

앞서 전날 중국 베이징에서 김 대사는 “조미(북미) 실무 협상을 하러 간다"며 "미국 측에서 새로운 신호가 있었으므로 큰 기대와 낙관을 가지고 가고, 결과에 대해서도 낙관한다"고 말했다. 

미국 측 수석대표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도 예비접촉을 위해 스톡홀름으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건 대표는 최근 워싱턴DC의 주미 한국대사관저에서 열린 국군의날 행사에 참석해 “우리는 한반도에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기 위한 위대한 외교적 계획에 착수했다”며 “주민들에게 항구적이고 지속하는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실무협상 전망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북한은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실무협상 합의를 밝힌 다음날인 2일 3대 핵 전력 중 하나로 꼽히는 SLBM를 시험발사하는 무력 도발을 강행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우선 북미협상을 지켜보자”고 말해 이번에도 신중론을 폈다. 

하지만 도발 직후 유엔은 북한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보냈고, 영국과 프랑스, 독일은 북한의 SLBM 도발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을 요청했다.

김명길 대사가 베이징 공항에서 한 발언을 볼 때 그동안 북미 간 물밑조율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새로운 방법’과 관련해 어느 정도 진전된 답을 받았을지 주목된다.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했고,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방법’으로 화답하는 발언을 했다.

북미는 이번에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했던 사안을 진전시키는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북한이 예비접촉을 예고한 것이 이례적으로 사전 물밑조율에서 끝내지 못한 실무협상의 일정 및 회담 방식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한편, 양측의 예비접촉 결과에 따라 5일 실무협상이 열리지 않을 수도 있고 본 협상이 연기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번 실무협상의 최대 쟁점은 비핵화 범위가 될 것으로 이에 따른 비핵화 로드맵 구성과 비핵화의 최종 상태를 분명히 밝혀야 하는 과제가 있다. 관건은 미국의 상응 조치가 될 것이다.

북미가 이번 실무협상 장소로 택한 스톡홀름은 지난 1월에도 최선희 부상과 비건 대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비핵화 협상을 진행했던 곳이다. 스톡홀름은 북한대사관이 있어 양국이 실무협상 장소로 주로 이용해왔던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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