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LA 다저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그 불을 류현진이 꺼야 한다. 

다저스는 지난 4~5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2019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워싱턴 내셔널스와 1~2차전에서 1승 1패를 기록했다. 

1차전은 선발 워커 뷸러의 6이닝 무실점 호투와 제 때 터진 타선의 힘으로 6-0 완승을 거뒀다. 2차전에서는 선발 클레이튼 커쇼(6이닝 3실점)의 초반 난조로 인한 실점을 만회하지 못하고 2-4로 패했다.

1승1패를 하긴 했으나 홈 경기였던 다저스에게는 불만스럽고 불안한 결과다. 3~4차전은 원정경기이기 때문에 분위기를 넘겨주면 시리즈 통과가 힘들어질 수 있다.

그래서 7일 열리는 3차전이 이번 시리즈의 운명을 가를 가장 중요한 일전이 됐다. 이 경기 다저스의 선발투수가 바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다.  

   
▲ 사진=LA 다저스 SNS


류현진으로서는 부담이 큰 등판이지만, 두렵지는 않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 류현진만큼 적은 점수를 내준 선발투수는 없었다. 평균자책점 2.32로 1위에 올라 역사에 남을 아시아선수 최초 타이틀을 따낸 류현진이다.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2차전 패배 후 선발 투수 기용을 두고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홈 경기에서 특히 강한 류현진을 내세우지 않고, 커쇼에 대한 미련 때문에 2차전 선발을 맡겼다가 실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은 '믿는 구석'이 있었다. 류현진이 원정 3차전에 나서더라도 잘 던져줄 것이라는 믿음이 없었다면 하기 힘든 결정이었다. 

류현진은 올 시즌 워싱턴을 상대로 홈, 원정경기에 각각 한 차례씩 등판했다. 5월 13일 홈경기에서는 8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한 피칭을 하고 승리투수가 됐고, 6월 27일 원정경기에서는 6⅔이닝 1실점으로 역시 호투를 했다. 워싱턴전 2경기 평균자책점이 0.61밖에 안된다. 

류현진의 3차전 선발 맞상대는 워싱턴의 에이스 맥스 슈어저로 예상됐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슈어저가 2차전 8회 등판해 1이닝 투구를 한 것이다. 슈어저는 팀이 리드하는 상황이 되면 구원 투수로 등판하겠다고 자청했고, 데이브 마르티네스 감독은 에이스의 의지를 받아들여 슈어저를 셋업맨으로 깜짝 기용한 것이다.

슈어저는 1이닝 투구밖에 안했기 때문에 하루 휴식 후 3차전 선발 등판도 문제 없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마르티네스 감독은 슈어저의 몸 상태를 살펴본 후 선발투수를 결정하겠다는 입장만 밝혔다. 슈어저가 류현진과 맞대결을 할 지, 또 다른 선발요원인 아니발 산체스가 등판할 지는 미정이다.

누구와 맞붙든, 류현진은 자신의 피칭에 집중하면 된다. 류현진 역시 공식 기자회견에서 "내가 상대하는 것은 워싱턴은 타자들"이라며 상대 타자들과의 승부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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