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손희연 기자]코레일 열차 운전실 내부가 촬영되는 CCTV와 전방 선로를 비추는 카메라까지 27억원을 들여 설치됐지만, 코레일 열차 운전실 내부 CCTV의 경우 설치만 해놓고 2년째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운전실 내부에 CCTV를 설치만 해놓고 2년째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4년 문곡-태백 열차충돌 및 탈선사고의 원인이 운전자의 운전 중 카카오톡 조작과 부주의에 의한 사고로 밝혀지자 코레일 노사는 2015년 관련법 개정 이전에 선제적으로 운전실 내부에 CCTV를 설치하기로 합의한 후 2016년 운전석 내부를 비추는 CCTV 설치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CCTV 설치를 의무화하도록 관련법이 개정됐지만 설치기준과 방법에 대해서는 국토교통부의 시행규칙에 담는 것으로 위임됐고, 2016년 입법예고 된 시행규칙에는 전방 선로를 비추는 카메라와 함께 ‘운전실의 운전조작 상황’ 파악이 가능한 CCTV 설치를 의무화 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의견청취 기간을 거쳐 시행규칙을 최종 발표하면서 운전실 내부를 비추는 CCTV의 경우 다른 대체수단이 있으면 설치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예외규정을 뒀다.
 
이에 따라 코레일은 2017년 당초 설치하려고 했던 운전실 내부가 촬영되는 CCTV와 함께 전방 선로를 비추는 카메라까지 27억 원을 들여 설치했지만, 운전실 CCTV의 경우 법적 의무가 없다는 이유로 현재까지 작동하지 않고 있다.
 
운전실 CCTV의 경우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고, CCTV 영상 역시 기관사의 손과 운전대 주변만 촬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희 의원은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철도안전법’ 개정안의 취지는 사망사고를 낸 문곡-태백 열차충돌이 기관사의 카카오톡 사용등 인적 과실임이 밝혀지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다”면서 “개정안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국토부가 시행규칙에 있는 설치 예외조항에 대한 변경이 필요하고, 코레일 역시 노사 간 합의를 통해 운전실 CCTV를 작동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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