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회장이 추석명절기간 해외공장 시찰을 강행군했다.  신흥국 최대 시장중 하나인 인도와 유럽의 관문 터키를 잇따라 방문한 것. 현대차의  신형 i20 출시에 따라 소형차 전략 생산기지인 인도공장과 터키공장을 찾아가 생산및 판매 경쟁력을 점검하는 등 글로벌 경영행보를 가속화했다.

   
 

9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5일 인도와 터키공장을 연쇄 방문해   i20 생산·판매 상황을 점검했다.

정 회장은 지난 7일에는 인도 타밀나두주 첸나이에 위치한 인도공장을 방문한데 이어 이날은 터키 이즈밋시 터키공장에 들러 i20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양산 품질 확인했다.

이번 방문은 최근 시장 환경이 급속하게 변하고 있어 두 공장의 전략적 역할 변화를 주문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 이후 유럽 시장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인도 자동차 시장도 최근 신정부 출범에 따른 효과로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 지역 시장회복의 호기를 최대한 이용해서 현지 점유율을 높이기위한 포석이다..

또 시장 상황이 안정화 되면서 글로벌 생산거점인 인도·터키공장을 통해 중동, 아프리카 등 다른 지역의 국가들까지 아우르는 판매 루트 개척까지 발빠른 대응에 나서겠다는 속내도 있다.

   
▲ 정몽구 현대차회장이 추석명절기간에 인도와 터키현지공장을 방문해 생산및 판매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뉴시스 

◆수요 회복기 맞은 인도…현대차 판매 공세 가동

브릭스(BRICs) 국가 중 하나인 인도는 대규모 인구를 바탕으로 한 경제 성장 가능성이 주목 받으며 자동차 시장도 꾸준하게 확대돼 왔으나 최근 몇 년간 수요 침체를 맞았다.

특히 지난해는 고유가, 고환율, 높은 이자율 등으로 인해 전반적인 자동차 소비침체가 진행됐다. 이에 따라 지난 1998년 현대차가 인도 시장에 진출한 이래 15년만에 판매 감소세가 나타나기도 했다.

현지 승용차 시장도 2012년 200만대를 돌파한 직후인 2013년 9.5%나 급감해 184만대를 기록하는 데 머물렀다.하지만 지난 5월 인도 신정부가 출범, 소비세 인하 정책을 연말까지 연장하는 등 소비 확대 정책을 폈고 이는 결과적으로 자동차 판매량 4개월 연속 증가로 이어졌다.

또 현대차는 올해 i10의 4도어 모델인 X센트, 신형 i20를 잇따라 출시하면서 올해 1~8월 26만9025대를 판매 전년 같은 기간보다 7.1% 판매가 늘어났다.

시장 점유율은 사상 최대인 21.6%까지 높아졌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올해 인도 자동차 시장이 246만대에서 253만대로 2.7%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 회장은 “최근 시장이 다시 회복세로 전환되고 있다”며 “늘어나는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압도하는 제품을 공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 

현대차 인도·터키공장은 회사가 최근 신시장으로 주목하고 있는 중동, 아프리카 등 포스트 BRICs시장에 판매를 확대하는 생산거점으로서 새로운 역할을 부여 받았다.

정 회장은 이번 글로벌 방문을 계기로 “인도와 터키공장을 두 축으로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인도, 중동, 아프리카 등 신시장을 확보하라”고 주문한 상태다.

현대차의 유럽·인도 전략형 차량인 i20은 인도공장과 터키공장에서 모두 생산하지만 차명과 플랫폼•디자인을 제외하면 다른 차량이다.

이는 차량 크기부터 각종 사양 등을 현지 사정에 맞춰 ‘인도 전략 i20’ ‘유럽 전략 i20’ 등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최고의 경쟁력은 철저한 현지화에서 비롯된다”며 “각 시장별 고객들의 성향과 특성을 철저히 분석해 자동차를 개발하고 판매해야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