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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대화 시계 제로…계산된 '스톡홀름 노딜' 세가지 이유
승인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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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9-10-07 16:5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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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김소정 기자]스웨덴 스톡홀름에서 5일 열린 북미 실무협상이 북한의 ‘노딜 선언’으로 막을 내리면서 ‘계산된 결렬’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북미 간 물밑조율이 완성되기 전 북한의 일방적인 발표로 실무협상이 열렸다가 북한의 성명 발표로 결렬됐기 때문이다.

'스톡홀름 노딜'에는 세가지 이유가 있다.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처한 정치적 상황을 최대한 이용하려는 전략을 세웠고, 이 때문에 이번 실무협상에서도 '비핵화 범위' 대신 미국의 '신뢰 구축'을 위한 선제조치를 요구했으며, 무엇보다 북한은 정상끼리 만나는 톱다운 방식이 아니라면 실무협상에서 아무 것도 결정할 수 없었다.

이와 관련해 미국에서도 “톱다운 방식이 아닌 이번 실무협상 결렬은 예상 가능한 결과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조정관은 6일(현지시간) 이번 스톡홀름 협상 결렬과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적으로 거래하길 선호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번 스톡홀름 회담이 일방적인 북한 외무성 최선희 제1부상의 성명 발표로 황급하게 열린 것처럼 차기 회담도 오로지 북측의 선택에 달려 있어 불투명해졌다는 점이다.

당초 비핵화할 의사가 없었던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가 구체적인 실무협상에 들어가자 ‘시간 끌기’ 전략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있다. 또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추진이 시작되자 이 시기에 비핵화 협상을 지속해야 할지 머뭇거리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에 북한은 한미군사훈련 및 미국의 전략자산 반입 중단과 같은 미국의 선제조치를 요구했다.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자신들이 취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중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미군 유해송환 등을 내세워 미국도 신뢰 구축을 위한 조치부터 취하라고 압박했다.

이번 실무협상에 북측 수석대표로 나섰던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협상 결렬을 발표하면서 “우리가 선제적으로 취한 비핵화 조치들과 신뢰 구축 조치들에 미국이 성의 있게 화답하면 다음 비핵화 조치들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입장을 명백히 했다”고 밝혔다.

   
▲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을 위해 스웨덴에 온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 등 북한 대표단이 6일(현지시간) 숙소였던 스톡홀름 외곽 북한대사관을 출발하고 있다./연합뉴스
반면 미국 협상팀은 비핵화 룰과 기제부터 만들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 시작 전 미국 언론이 보도한 조건부 대북제재 완화 조치인 ‘스냅백’(snapback)을 제시하며 북한의 핵동결과 '비핵화 로드맵' 도출을 요구했을 수 있다. 

다만 미국이 협상 이후 국무부 대변인 성명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했다”고 밝힌 만큼 북한이 요구한 ‘새 계산법’을 제시한 것으로도 보인다. 추후 이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관련해 북한이 추가 협상 제의를 한다면 북미 실무협상 재개 가능성 여부도 결정될 전망이다.
  
이즈미 하지메 도쿄코쿠사이 대학 국제관계론 교수는 7일 보도된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미 국무부 성명의 지난해 6월 첫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4개 항목을 각각 진전시킨다’고 명시한 점을 들어 “핵시설을 폐기하기 전에 동결을 목표로 하는 ‘단계적인 비핵화’를 제안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일단 대화의 끈을 유지한다는 기류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스톡홀름 실무협상 종료 뒤 성명에서 스웨덴 측이 2주내 논의를 계속하기 위해 스톡홀름으로 다시 초청했으며 미 대표단이 이를 수락했고 북한 측에도 초청 수락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이 사실상 즉각적인 대북제재 해제와 한미 연합군사훈련 및 한국으로의 첨단무기 판매 중단 등 한미가 수용하기 어려운 난제를 제시했고, 중재국가인 스웨덴이 제시한 2주 내 재협상도 수용하지 않고 있어 북미 대화 재개는 쉽지 않아 보인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자신들이 하고 있는 무기 현대화를 위한 시험발사는 정상적이라는 것이고, 미국이 제재와 한미연합훈련을 하면서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는가 화두를 던지고 있다고 본다”며 “이번 결렬은 미국이 이번 실무회담에서 그 질문에 답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의 평론은 미국 언론들이 이번 실무협상 결렬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하고 ‘새로운 방법’을 언급한 것에 대해 북한이 과도한 기대를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비핵화 협상을 시작한 북한과 미국이 서로 바라는 것은 많으면서 신뢰 구축에서는 일보도 진전하지 못한 것이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톱다운 방식에 기대온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3차 정상회담을 시도하려 할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외교술'의 위험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한국과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서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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