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태 카이스트 교수 "정부, 돈 퍼주면서 일하는 척…시장 교란행위"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항공분야 소재·부품 중소벤처기업 육성에 나선다며 보잉과 손을 맞잡았다. 또한 중기부가 '소·부·장' 중소기업을 키운다며 16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히자 내공 없는 국내 중소기업들에게서 성과가 나오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중기부에 따르면 지난 8월 29일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국내 항공우주 분야 중소벤처기업 육성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자 마이클 아서 보잉 인터내셔널 사장과 만나 국내 항공우주 분야 중소벤처기업 육성 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박 장관은 보잉과 함께 항공우주 관련 국내 중소벤처기업 공동 육성과 국내 기업이 글로벌 밸류 체인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항공산업 강국을 만들겠다는 게 박 장관의 계획이다.

이와 관련, 중기부는 7일 1600억원을 들여 소재·부품 중소벤처기업을 키워낸다는 방침을 밝혔다. 성장 잠재력이 있으나 자체 신용으로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중소기업이 금융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토록 지원한다는 것이다. 중기부는 이번 '스케일 업' 금융 지원을 통해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및 혁신성장 분야 중소기업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미래산업을 이끄는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할 방침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최대 150억원의 자금을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수혜 기업은) 안정적인 성장 자원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R&D에 투자를 하지 않아 내공 없고 부실한 중소기업이 금전적 지원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고 해당 중소기업들이 현대 과학기술의 총아인 항공기 제작에 있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는 "정부가 할 수 있는 것 중 가장 쉬운 게 돈 퍼주면서 일하는 척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투자 성과에 책임을 지지 않는데, 혈세를 시장에 투입하는 것 자체가 시장 교란행위"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문재인 정부는 돈 쓰는 것을 통해 세상만사 해결하려 드는데, 그렇다 치면 경제 상황이 어려운 나라가 어딨겠느냐"며 "정부 지출 특성상 좀비 기업이 지원받을 가능성이 커 정작 필요한 기업이 지원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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