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농성장에 국정원대선논란, 교학사 교과서 반대 정치선동부대도 등장

   
▲ 여명 한국대학생포럼 부회장
매월 300명에 달하는 국민들이 불의의 사고로 생명을 잃는다. 한 달에 한번 꼴로 세월호 한대가 침몰하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장으로서 세월호 참사의 근본원인인 관료 사회의 뿌리 깊은 적폐에 상징적인 책임이 있다.

그러나 참사의 진짜 원인은 이미 밝혀졌다. 물에 뜨는 것으로도 신기한 부실선박 증축과 운항규정 미준수, 이같은 불법과 비리를 묵인한 해수부관피아들이 대규모 인명피해를 유발했다. 세월호 실질적인 소유주 유병언일가의 책임이 가장 크다.

5월 중순 한국대학생포럼에서 ‘세월호 참사 의사자들의 숭고한 희생을 이어 받아 각자의 자리에서 책임을 다하는 국민,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거듭나자’는 취지의 '세월호 참사 정치악용 규탄' 기자회견을 기획했다. 당시만해도 우리 단체의 기자회견이 세월호 참사에서 비롯된 일련의 논란들에 대한 마무리 성격에 해당한다고 생각했다.

야당인 새민련이 국민 목숨을 정쟁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너무 순진 했다. 세월호수습과정에서 각종 음모론이 창궐했다. 다이빙벨 투하 논란도 불거졌다. 지금은 세월호조사 특별위에 기소권과 수사권 부여하는 문제가 최대이슈가 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의 근본 원인으로 밝혀진 세무그룹 유병언 회장일가의 비리문제는 왜 야당의 이슈가 안 되는지는 하늘만이 알 일이다.

특별법. 모든 국민에게 보편 일률적으로 적용되어야하는 것이 '법'인데, 이것이 ‘국민정서‘에 의해 특별법이라는 이름으로 범람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백번 양보하여 세월호 특별법이 제정된다고 하더라도 사고 재발방지대책과 책임자처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지금처럼 보상문제(새민련 의원들 발의)와 특별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는 것과 같은 법질서를 혼란시키는 협상은 국민들이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부모 가슴이야 오죽하랴. 감히 가늠할 수조차 없다. 5월 까지만 해도, 거리마다 슬픔이 마치 안개처럼 내려앉아 있는 것 같아 말 한마디, 행동거지 하나 조심하고 삼가 하는 마음이었다.

5개월이 지난 지금, 참사에 희생된 아이들의 가족들, 친구들은 조용히 추모를 이어가면 된다. 아무도 그들에게 슬퍼할 권리를 빼앗으려 한 적 없다.

필자도 2년 전 이맘 때, 불의의 사고로 어머니를 하늘나라로 보냈다. 위급한 상황에 구급차가 늦게 도착했고, 도착해서도 신속한 대처를 하지 않았다. 가끔 악몽을 꾼다. 그 날 모든 것들이 신속하게 진행됐으면 어쩌면 어머니가 차려주시는 밥을 먹으며 등교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모를 위해 안행부 앞에서 1인 피켓 시위를 하지 않는다. 그냥 꾸준히 슬퍼할 다름이다.

지금 추모열기는 한 쪽으로 물러나기는커녕, 광화문을 광기로 물들이고 있다. 노란 완장을 단 그들이 종로와 시청 일대를 배회하며 슬픔을 강요하고 절망과 불신을 부추기고 있다. 참으로 희한한 것은 데모현장에 국정원 대선 개입, 교학사 교과서 채택 반대 투쟁 등의 정치구호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도대체 어떤 개연성이 있는지 설명을 좀 들어보고 싶다.

이런 나라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대한민국에서 정부가 비효율적이고 비합리적이여서 국민이 목소리를 내야 할 분야는 차고 넘친다. 비효율적인 규제들을 풀어 경제성장을 촉진해야 한다. 비대한 부처 이기주의도 개선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 이후 패닉 상태에 빠진 경제는 어떻게 살릴 것인가. 채찍질을 해도 한참을 해야 하는데 정부고 국회고 모두 세월호 이슈에 함몰되어 있다. 세계 속의 대한민국은 너무나도 뒤쳐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나 여당이 잘못된 행보를 보일 때 이를 바로잡아야 할 새민련의 최근 2년간 투쟁 이슈를 돌아보면 생산적인 것이라고는 도무지 찾아볼 수가 없다.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이슈로 장외투쟁을 벌여 국회에 파행을 가져왔다. “안녕들하십니까”라는 정치구호로 민영화반대투쟁을 주도했다. 교학사 교과서 왜곡 선동도 부추겼다. 세월호는 그들의 새로운 반정부 구호일 뿐이다.

슬픈 현실이다. 그런데 단식투쟁을 하는 사람들 앞에서 그들의 대의가 옳지 못한 것이라고 하여 자리 깔고 음식을 먹는 방법에 대해서는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니라고 본다. 시위는 법으로 보장된 권리이며, 단식은 그들의 존엄한 생명을 걸고 하는 것이다. 그 앞에서 치킨을 먹고 짜장면을 먹는 것은 조롱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색깔만 다르게 그들의 행동을 이쪽에서 똑같이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보수(保守). 진화된 질서이자, 지킬 것은 지키는 틀 안에서의 변화를 추구하는 정치이념이다. 단식할 자유가 있듯이 그 앞에서 먹을 자유가 있다는 말로 ‘자유’라는 이름에 분(糞)칠하지 말기를 바란다.

우스갯소리로, “내가 좌파였으면 참 잘 나갔을 거야”라는 말을 하곤 한다. 아스팔트로 나가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 거짓과 기만을 퍼뜨리는 저쪽만 보면 피가 뜨거워진다. 거리는 우파의 자리가 아니라고 고고하게 앉아있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궁극적으로는 실력을 키워 주류사회에서 이 나라를 옳은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 하지만 각자에게는 역할이 있다. 학생청년이 거리로 나가야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 시위와 집회는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이기도 하다.

실력으로 투쟁하든, 거리에서 투쟁하든 우파라고 하는 데에 합의를 한다면 최소한의 원리와 원칙은 지키자고 말하고 싶다. 우파가 견지해야 할 원리원칙이 무엇인지는 굳이 길게 언급하지 않겠다. /여명 한국대학생포럼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