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오는 15일 평양에서 북한 대표팀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3차전을 갖는다. 물리적 거리로 멀지 않은 곳에서 열리는 원정경기지만, 축구 한 경기 치르러 가기까지 챙겨야 할 일이 많다. 너무 멀게만 느껴지는 대표팀의 평양 원정 길이다.

8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축구대표팀의 평양 원정 경기에 필요한 일부 물품의 대북 반출에 대해 국제사회의 제재 면제를 받는 작업을 벌였다. 이날 통일부 당국자는 "월드컵 평양 예선전 경기 운영과 관련된 선수단 방북에 필요한 유엔 대북제재 면제는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지난주에 마무리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제재 면제를 받아야 하는 품목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표팀의 경기 운영에 지장이 없도록 필요한 물품들에 대해 제제 면제를 받았다는 것. 이를 위해 정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를 상대로 정식 면제 절차를 밟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한축구협회는 방북 시 반출할 물품 목록을 통일부에 제출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절차가 필요했던 것은 스포츠 장비가 안보리 제재 상 금수품목인 사치품에 해당할 수 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산 제품의 대북 반출은 미국의 독자적인 제재에 저촉될 수 있어 이를 두고 정부가 대미 협의도 따로 진행했다.

   
▲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하고 있는 대표선수들.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 축구대표팀이 평양으로 가는 길도 육로나 항공을 통한 직행이 아닌, 중국 베이징을 경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팀은 경기 이틀 전인 13일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평양으로 향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육로 및 직항로를 통한 평양행에 대해서는 "남북 축구협회 간 오간 내용이 없다"는 것이 통일부 측의 설명이다. 

베이징을 경유하기 때문에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관 측은 북한축구협회의 초청장을 첨부하면 여권 사본으로도 비자를 내주겠다고 대한축구협회 측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비자 발급과 별개로 통일부 방북 승인을 받기 위해서도 초청장이 필요한데, 아직 북한 축구협회 측에서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다. 축구협회 측은 초청장이 오는 대로 방북 승인 신청을 하게 된다.

우리측 응원단의 평양 파견은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경기가 1주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남측 응원단 파견에 대해 아직 북측의 답변이 없어 사실상 파견이 힘들어진 상황이다.

한편,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평양 원정과 관련된 취재진 질문에 "선수들은 경기에만 집중할 뿐"이라며 준비를 잘 해서 승리 결과를 갖고 오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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