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QD디스플레이에 13.1조 투자 결정
‘반·디 성장전략’ 밑그림 완성…미래기술 전략 가속도 전망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반도체에 이어 디스플레이 사업의 ‘초격차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 시대를 맞아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미래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신성장 산업과의 시너지를 모색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은 10일 충남 아산의 삼성디스플레이 캠퍼스에서 열린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서 2025년까지 '퀀텀닷(QD)디스플레이' 생산시설 구축 및 연구개발에 모두 13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시설투자 10조원,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개발 3조1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0일 오전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서 신규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자리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와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 관련 기업 대표 및 학과 학부·대학원생들이 참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앞으로 대형 디스플레이 기술의 방향을 기존 액정표시장치(LCD)에서 QD 디스플레이로 전환한다. 이를 위해 아산1캠퍼스에 세계 최초 'QD 디스플레이' 양산라인인 'Q1라인'을 구축한다.

신규라인은 초기 3만장(8.5세대) 규모로 2021년부터 가동에 들어가 65인치 이상 초대형 'QD디스플레이'를 생산할 예정이다. 2025년까지 생산능력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QD 개발 초기부터 부품 공급망 안정화 추진하고 전후방 협력생태계도 강화할 방침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이 10세대 이상의 LCD 생산시설을 구축하면서 대형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한 위기론이 꾸준히 제기됐다. 국내 업체들이 LCD 시장의 주도권을 상실했다는 분석까지 나온 상황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시장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앞세워 차별화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LCD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대형 포트폴리오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차세대 대형 자발광 디스플레이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됐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기술방식과 투자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며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이번 삼성디스플레이의 QD 디스플레이 투자 결정은 이 부회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래를 위한 적극적인 기술 투자를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을 찾아 “지금 LCD 사업이 어렵다고 해서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차세대 제품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최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4차산업혁명시대에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부품 사업의 초격차 전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사업부 최고경영자(CEO)들에게 흔들림 없는 투자 등을 주문하는 한편, 현장 경영을 강화하면서 미래 전략에 더욱 뚜렷한 색깔을 입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시스템 반도체 연구개발(R&D) 및 생산기술 확대를 위해 총 133조원을 투자하는 내용을 담은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이번에 삼성디스플레이는 QD 디스플레이로 차세대 기술을 확정했다.

이 부회장의 주도로 반도체·디스플레이 전략의 윤곽이 명확해진 만큼 삼성은 관련 기술 고도화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대 미래성장사업’으로 선정한 인공지능(AI), 5G, 바이오, 전장부품 등과의 사업 시너지 확대도 적극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재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위기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삼성의 QD 디스플레이 투자는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다. 총수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방향이 확실하게 정리 된 것 같다”며 “미래 사업을 위한 기업의 투자 결정은 방향과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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