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최근 들어 ‘조국 사모펀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 원금손실 사태 논란 등으로 증권업계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전문가들은 미래에셋대우를 비롯한 대형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 추정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투자금융(IB) 부문의 성장세가 주춤해지면서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친 모습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영업 중인 대형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는 추세다.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주식시장에 상장된 5개 증권사(미래에셋대우, 한국금융지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 추정치를 5286억원으로 제시했다. 

   
▲ 사진=연합뉴스


이는 이전 분기인 올해 2분기 6860억원과 비교하면 약 23% 감소한 수준이다. IB 부문 실적이 포함한 기타손익은 3203억원으로 전기 대비 7.4%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파생결합증권 판매 부진도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트레이딩 및 상품 손익은 주가연계증권(ELS)의 조기상환 감소와 채권평가이익 감소 등으로 무려 26% 정도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까지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에 긍정적인 역할을 해온 해외 부동산 투자 관련 내용도 점점 매력도가 떨어지는 추세다. 상반기까지는 원화 약세로 해외부동산 계약에 대한 수수료 수익이 실적을 뒷받침했지만 더 이상 이 부분에서 유의미한 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3분기 증권업계의 실적 악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회사는 업계 선두권 미래에셋대우다. 지난 2분기 무려 2200억원에 달하는 분기 순이익으로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달성한 미래에셋대우는 3분기 들어 800억원이 감소한 1410억원 수준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올해 1분기 순이익이 급반등했던 NH투자증권 역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상대적으로 저조한 914억원 수준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여타 대형사들의 실적도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몇 년간 국내 증권사들은 증시 불황이나 경제상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매분기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기록하며 위기를 타개해왔다. 이는 채권평가이익과 IB 부문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가능했지만 3분기부터는 두 측면 다 실적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아진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소위 ‘유령주식’ 거래, 조국 법무부장관과 관련된 사모펀드 논란, 해외 파생상품 원금손실 문제 등 업계에 악재가 겹치고 있다”면서 “증권사들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아진 상황에 실적까지 나빠지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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